홍성흔, 웬 1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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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7시 00분


롯데 홍성흔. 스포츠동아DB
롯데 홍성흔. 스포츠동아DB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일단 1루수는 박종윤으로 출발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음에도) 그 자리에서 10년간 해온 선수”라는 말속에서 그 정도의 끈기라면 한번 믿고 맡겨볼 만하다는 애정이 묻어난다.

그래서 양 감독은 2루수 조성환의 1루 겸업에 관해서도 “경기 막판에 팀사정으로 박종윤이 빠질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런 때를 대비해 연습하는 것 일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종윤의 기를 살려주고, 2루에 애착이 큰 조성환의 자존심을 배려하는 발언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백업 1루수 조성환을 겨냥한 경쟁자가 생겼다. 바로 지명타자 홍성흔이다. 사이판에서 1루수 포메이션 훈련을 진행할 때면 홍성흔(사진)이 슬그머니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난 시킨 적 없다”고 껄껄 웃었다. 즉, 홍성흔이 자발적으로 1루 겸업을 자체 실시 중이라는 얘기다.

양 감독은 “이 말을 꼭 써줘라. 조성환 1루 수비가 80점이라면 홍성흔은 20점이다”고 기분좋게 농담했다. 홍성흔을 1루로 쓰느냐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베테랑이 감독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주는 그 선의가 기특한 것이다.

실제 롯데의 자율 야간훈련도 베테랑들이 먼저 나서고 있다. 고참들이 앞장서 훈련하면 아래 선수들은 자연히 따라 나올 수밖에 없다. 이대호, 장원준이 없어도 롯데에는 아직 베테랑들이 건재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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