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V…가빈에게 코트는 전쟁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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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7일 07시 00분


삼성화재의 ‘괴물 용병’ 가빈.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의 ‘괴물 용병’ 가빈. 스포츠동아DB
통역이 말하는 최강 경기력 유지 3가지 비결

□1 경기전 음식까지 동일 패턴 반복
□2 체계적 웨이트 등 철저한 몸관리
□3 배구에만 관심…절제된 사생활


삼성화재 ‘괴물 용병’ 가빈(26·207cm)의 활약은 올 시즌에도 독보적이다.

득점(752점/ 경기당 평균 34.1점)과 공격종합(61%) 부문에서 모두 1위다. 득점에서는 2위 안젤코(KEPCOO, 602점)에 150점이나 앞서있고, 공격종합 부문에서도 유일하게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2009∼2010시즌 세웠던 개인 통산 시즌 최다득점(1110점) 경신도 가능하다. 가빈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통역 남균탁 씨에게 가빈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자신만의 프리샷 루틴

가빈은 경기 전 항상 같은 패턴의 준비를 한다. 골프로 치면 일종의 프리샷 루틴(샷을 하기 전 항상 같은 준비 동작을 수행)이다. 경기 전 식사 메뉴는 항상 파스타와 닭 가슴살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소화가 쉽고, 경기에 필요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경기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힙합 음악을 들으며 몸을 푼다. 남 씨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 자체가 프로다. 전쟁터에 나간다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같은 패턴을 수행하며 경기를 준비한다”고 했다.

○타고난 강골? 몸 관리도 프로


가빈이 매 경기 평균 득점 34점을 올리는 것은 철저하고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이다. 가빈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몸무게는 95kg이었지만 현재는 110kg이다. 몸무게가 14kg이나 늘어났지만 대부분 근육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체력이 더 탄탄해졌고, 스피드는 더 빨라졌다. 남 씨는 “특별한 보양식을 먹는 것도 아니다. 다만 쉽게 먹는 비타민제 하나도 자신의 몸 상태와 비타민 성분을 철저하게 분석해 직접 고른다. 자신의 몸상태를 최상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자세만 봐도 가빈이 최고 공격수로 군림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승리에만 몰두하는 심플한 사생활

가빈의 생활은 심플하다. 스스로도 “난 굉장히 지루한 사람”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타국에서의 외로움은 부모님과의 긴 통화(보통 1∼2시간)로 해결한다. 남 씨는 “쉬는 날에도 혼자 요리(파스타)를 해먹거나 TV를 보는 것이 전부다. 현재는 여자친구도 없지만 외롭다는 말은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가빈이 견디지 못하는 것은 외로움이 아니라 팀이 패하는 것이다. 남 씨는 “가빈은 지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경기에서 10개를 때리든 100개를 때리든, 개인 기록이 어떻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오직 승리에만 몰두한다. 잘 하고도 경기에서 지면 홀로 조용한 곳에 가서 화를 풀고 돌아온다. 항상 같이 생활하지만 그럴 때만큼은 진짜 프로라고 느껴진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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