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피칭 천천히…류현진의 도움닫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1월 26일 07시 00분


내달1일 시작…한화 투수중 가장 늦어
누적 투구 이닝 많아 충분한 휴식 보장
23연속 QS 거둔 2년전과 페이스 비슷

급할수록 돌아간다. 한화의 절대 에이스 류현진(25)이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충분한 휴식이 뒷받침됐고 부상도 없다. 이제 여유를 갖고 천천히 몸을 만들어 나갈 시기다.

류현진은 다음달 1일(현지시간) 불펜 피칭을 시작한다. 애리조나 투산 전지훈련에 참가한 한화 투수들 중 가장 마지막이다. 투구수는 당일 몸 상태에 따라 30∼50개 사이에서 조절할 계획. 비록 전력투구는 아니지만 류현진에게는 오랜만에 서는 마운드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그동안 누적된 투구 이닝수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적인 여유를 줘야 하는 선수다. 본인의 의사와 컨디션을 최대한 반영해 훈련 일정을 정한다”면서 “스스로 리듬 유지를 잘 하고 있고 몸에도 전혀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한화 투수들은 대부분 16일에 불펜 투구를 시작했다. 지난해 많은 이닝을 던진 양훈과 박정진, 23일 처음 불펜에 선 박찬호 정도가 예외였다. 류현진도 지난해 하와이 캠프에서는 1월 21일에 불펜에서 50개를 던지면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확실히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페이스가 느리다. 하지만 우려할 부분은 아니다. 현재의 류현진에게는 공을 많이 던지는 것보다 적게 던지는 게 오히려 나을 수 있어서다.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은 “워낙 많은 이닝을 던지던 투수라서 예전에도 다른 투수들보다 늦게 공을 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류현진 정도 투수라면 다른 투수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페이스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스프링캠프도 올해와 비슷했다. 류현진은 1월28일에 처음으로 불펜에서 공 40개를 던지면서 느긋하게 출발했고, 그해 1점대 방어율과 23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방어율·탈삼진 2관왕에 올랐다. 국제대회 출전 없이 새 시즌을 준비한 해도 역시 2010년과 올해뿐. 2006도하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베이징올림픽,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비시즌마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현진이 “이제 쉴 만큼 쉬었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등 견갑골 통증으로 뜻하지 않은 쉼표를 찍었기에 발걸음이 조심스러울 뿐이다.

한화의 보배 류현진. 4강을 목표로 삼은 한화는 올해도 부동의 에이스에게 절대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그리고 류현진도 다시 일어설 채비를 마쳤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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