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V리그 스펀지] 서브때 위치 이동, 안 걸리면 장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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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7시 00분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5일 KEPCO와 경기에서 상대가 포지션 폴트를 범했다며 재심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지션 폴트는 재심요청 대상이 아니라는 게 KOVO 설명이다.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5일 KEPCO와 경기에서 상대가 포지션 폴트를 범했다며 재심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지션 폴트는 재심요청 대상이 아니라는 게 KOVO 설명이다. 스포츠동아DB

■ 포지션 폴트와 재심 요청

애매한 반칙으로 경기지연땐 재미 반감 우려
캐치볼·포지션 폴트, 비디오 판독 대상 제외

#사례1.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EPCO와 삼성화재의 경기.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세트 11-12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가 포지션 폴트를 범했다고 항의했다. 신 감독은 재심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례2. 같은 경기 4세트 KEPCO가 1점 앞선 상황에서 경기기록원 착오로 전광판에 13-13으로 표시가 됐다. 개인기록원이 경기감독관에게 보고해 곧바로 14-13으로 수정됐다.

한국배구연맹(KOVO) 운영요강 39조에 따르면 감독은 경기 중 ①주심이 규칙이나 규정을 잘못 적용했을 때(사실 판정 제외) ②로테이션 순서가 잘못됐거나 기록원 혹은 전광판 실수로 점수관리가 잘못된 경우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잘못된 판정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해당한다.

그런데 첫 번째 사례에서 신 감독의 재심요청은 왜 거부당했을까.

KOVO 이종경 경기운영위원은 “포지션 폴트는 규칙이나 규정을 잘못 적용한 예가 아니다. 즉, KEPCO의 포지션 폴트가 맞고 심판이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고 해도 재심을 요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두 번째 사례는 점수관리가 잘못돼 KEPCO에서 재심을 요청을 해야 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KEPCO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이를 놓쳤다. 다행히 개인기록원이 발견해 큰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 정정됐다.


● 포지션 폴트 왜 재심, 비디오판독 안 되나

포지션 폴트가 뭔지를 알려면 배구의 로테이션 시스템부터 이해해야 한다. 배구 코트를 크게 6등분했을 때 오른쪽 코트 앞줄 왼쪽부터 통상 <4프런트레프트 5백레프트 6백센터 1백라이트 2프런트라이트 3프런트 센터>라 부른다. 서브를 때리는 순간 상대선수들은 로테이션에 따른 올바른 위치에 포진해야 한다. 전후좌우의 위치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 백 플레이어는 같은 포지션의 프런트 플레이어보다 앞에 있으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레프트 플레이어가 센터, 라이트 플레이어보다 오른쪽에 있으면 반칙이다.(그림 참조)

그렇다면 포지션 폴트는 왜 재심요청 사항에 해당되지 않을까.

워낙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브를 넣고 상대 선수들이 움직이는 순간은 찰나다. 포지션 폴트는 부심이 보게 돼 있는데 1mm 오차까지 잡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황승언 경기위원장은 “국제배구연맹(FIVB)에서도 포지션 폴트는 확실하지 않으면 휘슬을 불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KOVO도 워크숍을 통해 FIVB 권고사항을 구단에 공지했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포지션 폴트가 됐고 심판이 이를 놓쳤을 경우 상대 팀은 비디오판독도 신청할 수 없다. KOVO는 캐치볼과 포지션 폴트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사소한 반칙으로 경기 흐름이 계속 끊어질 경우 팬들의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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