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 미국 있을때도 전화로 입단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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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7시 00분


빅리그 포기 선언과 롯데 입단 소식은 불과 두시간여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볼티모어행이 무산될 흐름을 간파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롯데 영입 작전의 성공이었다. 내년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정대현. 스포츠동아DB
빅리그 포기 선언과 롯데 입단 소식은 불과 두시간여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볼티모어행이 무산될 흐름을 간파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롯데 영입 작전의 성공이었다. 내년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정대현. 스포츠동아DB

“ML 포기” 선언 두시간만에…롯데 전광석화 계약의 비밀

치밀한 영입작전 통해 충분한 사전 교감
이대호 놓쳐 비축한 돈 통큰 베팅도 주효

13일 오후 2시께 프리에이전트(FA) 정대현(33·전 SK)은 이메일을 통해 “볼티모어 구단에 그동안 추진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이제 한국에서 뛸 팀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두 시간 뒤 롯데는 정대현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4년간 총액 36억원의 조건. 이미 양측이 충분한 교감을 이룬 상태였고, 그만큼 롯데가 치밀하게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얘기다.

● 지속적이며 열정적인 관심 보인 롯데

롯데는 FA 우선협상기간에 총액 100억원을 제시하고도 이대호(오릭스)의 잔류에 실패하자, 곧바로 정대현을 최우선 영입 순위에 뒀다. 더군다나 그동안 ‘필승 불펜조’로 활약했던 FA 임경완이 SK로 이적한 상황. 하지만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진출을 시도하자 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미국에 직접 건너간 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왼손불펜 이승호를 4년 총액 24억원을 주고 SK에서 데려왔지만 정대현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결국 여러 채널을 통해 정대현이 볼티모어와 계약이 쉽지 않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접촉에 나섰고, 13일 마침내 결실을 봤다. 배재후 단장은 “정대현이 미국에 있을 때부터 전화로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 ‘FA 시장’ 큰 손 역할을 한 롯데

롯데는 그동안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올 스토브리그에서 ‘큰 손’ 역할을 하면서 이같은 시선을 말끔히 걷어냈다. 이대호에게 한국 프로스포츠사상 최고액인 100억원을 베팅했고, 이대호가 일본에 건너가자 이미 준비해둔 뭉칫돈으로 ‘SK 벌떼 마운드’의 두 핵심인 정대현과 이승호를 한꺼번에 영입했다. 4년간 두 선수에게만 들어가는 돈이 총액 60억원이다. 특히 정대현의 경우, 전 소속구단인 SK는 물론이고 KIA, LG 등이 잔류 또는 영입에 적잖이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롯데의 전략적인 접촉과 과감한 베팅이 열매를 맺은 것으로 볼 수 있다.

● 양승호 감독 “든든한 불펜 자원 얻어 기쁘다”

당장 양승호 감독은 “(정)대현이는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쓰임새가 많다”면서 “처음부터 구단에 (대현이를)잡아달라고 했는데, 구단에서 큰 일을 해 주셨다. 고맙다”고 했다. 2001년 입단한 정대현은 통산 477경기에 출장해 32승22패 99세이브 76홀드, 방어율 1.93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언더핸드 불펜 투수란 평가를 받았다.

양 감독은 정대현의 입단에도 불구하고 “마무리는 그대로 김사율에게 맡길 예정”이라면서 “정대현이 옴으로써 (이)승호의 선발 전환 등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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