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보았느냐, 대한민국 홈런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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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7시 00분


역시 2011 시즌 홈런·타점왕이다. 삼성 4번타자 최형우가 27일 아시아시리즈 대만  우승팀 퉁이와의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8회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낸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역시 2011 시즌 홈런·타점왕이다. 삼성 4번타자 최형우가 27일 아시아시리즈 대만 우승팀 퉁이와의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8회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낸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결승타의 사나이, 亞시리즈서도 폭발

삼성 덕아웃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쉽게 풀 수 있는 경기를 엉뚱한 투수 교체로 인해 망쳐버릴 형편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에 이미 한 차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터라 어떻게든 승리가 절실했지만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대만 챔피언 퉁이의 압박은 극심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4번타자 최형우(28)가 한국 챔피언 삼성의 체면을 살렸다.

최형우(28)는 27일 대만 타오위엔국제구장에서 열린 2011아시아시리즈 예선리그 최종전에서 홈팀 퉁이를 상대로 극적인 결승 중월2점홈런을 터뜨렸다. 3-1로 앞선 6회말 구원투수 권혁이 대타 구어준요우에게 어이없게도 동점 좌월2점홈런을 얻어맞는 바람에 자칫 역전패를 당할 뻔한 팀을 구한 값진 한방이었다. 8회초 1사 1루, 볼카운트 0-1서 퉁이 3번째 투수인 우완 라이언 글린이 던진 한복판 직구를 놓치지 않고 큼지막한 포물선으로 홈 관중의 응원 함성을 순식간에 잠재웠다.

삼성은 하루 전 소프트뱅크에 도루 7개를 허용하며 0-9로 완패한 탓에 한 수 아래의 퉁이에마저 패하면 사령탑 류중일 감독은 물론 선수단 전체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에 내몰릴 수도 있었다. 퉁이전을 앞두고 유격수 김상수는 “(소프트뱅크전 완패로) 수치스럽게 느꼈다. 올해 여기까지 애 써왔는데 마무리를 잘해야 하지 않나 싶다. 다른 선수들의 생각도 비슷하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최형우 역시 구장에 도착하면서 말 없이 덕아웃으로 직행해 홀로 물끄러미 그라운드만 바라볼 정도로 평소보다 착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전날 소프트뱅크에 참패를 당하는 와중에 팀의 대들보였던 그 역시 1회 볼넷 1개만을 얻었을 뿐 삼진 1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올시즌 홈런(30개)·타점(118개)·장타율(0.617)의 3관왕인 그의 부활이 퉁이전에선 절실했다.

올시즌 8개 구단 타자들 중 가장 많은 결승타(18개)를 친 사나이는 결국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제몫을 해냈다.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놓친 아쉬움은 여전하지만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이미 그는 최고 타자다운 위력을 보여줬다. 이제 그에게도, 삼성에도 29일 결승에서 소프트뱅크에 설욕하는 일만 남았다.

타오위엔(대만)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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