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영구결번은 평생의 자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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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일 07시 00분


한화 이글스 정민철.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정민철. 스포츠동아DB
영구결번. 한 팀을 빛낸 영웅의 자리를 영원히 비워 놓겠다는 약속. 고(故) 최동원은 30일 비로소 그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생전에 못다 이룬 꿈을 사후에 완성한 것이다. 같은 날 목동구장에서는 또 한 명의 영구결번 스타가 그를 추모했다. 한화 정민철(39·사진) 투수 코치다.

정 코치는 30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최동원 감독님의 영구결번식 소식을 들으니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된다는 게 얼마나 선택받은 일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면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1992년 데뷔 후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면서 한화의 1999년 우승을 이끈 에이스였다. 또 역대 오른손 투수 최다승(통산 161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2009년 은퇴를 앞두고 구단에서 영구결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과연 내가 그럴 만한 자격이 되는지 심사숙고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게 따르는 게 영구결번이라는 뜻이다. 30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 영구결번을 약속받은 선수는 단 10명(삼성 이승엽은 은퇴 후 확정)이니 더 그렇다.

정 코치는 “아직도 대전구장에 내 등번호(23번)가 걸려 있는 게 실감나지 않을 때도 있다. 평생 팬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영광에 흠집이 나지 않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지도자가 된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영구결번은 선수는 물론 그 가족에게도 평생의 자긍심이다. 유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최 감독님의 영구결번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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