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케팅]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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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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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부진·성 추문 사건으로 스폰서 수입·광고에서도 한파


왕년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얼마 전부터 일본의 한 진통제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고와(興和)라는 기업이 만드는 소염 진통제인 ‘반테린 고와’의 CF다. 우즈는 이에 대해 “나는 일본을 아주 좋아한다. 지금부터는 이 약과 함께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와그룹 역시 “우즈가 골프 선수로서 세계 최고라는 점이 우리 제품이 지향하는 목표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모델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우즈의 일본 진출에 대해 ‘톱 광고 모델로서의 지위가 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성기 시절 타이거 우즈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불렸다. 우즈를 통해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려고 굴지의 대기업들은 거액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때 우즈는 스폰서 수입만으로 연간 1억 달러(약 1109억 원)를 번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2009년 11월 성 추문이 불거진 뒤 상황이 달라졌다. 액센추어, AT&T, 게토레이 등이 이미지 추락을 우려한 나머지 우즈와 인연을 끊었다. 최근에는 그동안 의리를 지켰던 태그호이어마저 스폰서 중단을 선언했다. 2002년부터 스폰서였던 스위스 명품시계업체 태그호이어는 최근 종료된 후원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즈는 지난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했지만 골프 선수 중 가장 많은 7429만4116달러의 수익을 올려 가장 많은 돈을 번 골퍼의 자리를 유지했다. 2009년 조사 때 기록했던 1억2191만5196달러에 비해 4800만 달러가량 수입이 줄었지만 여전히 1위를 지킨 것.

하지만 미국 경제지 포천은 “우즈의 스폰서 수입이 7000만 달러 정도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2000만 달러에 그쳤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우즈의 메인 스폰서로 남아 있는 나이키로부터 얻는 수입도 2009년 2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000만 달러로 반 토막 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서도 부상과 부진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서 우즈의 수입은 더욱 줄어들었다. 일본의 진통제 광고 출연이 궁여지책이라는 분석도 그래서 나왔다. 우즈로서는 화려했던 옛날이 더욱 그리울 만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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