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케팅]“오직 선수를 위해… ” 삼성, 최고의 스포츠메카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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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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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 복합선수촌 STC 마련
최첨단 시설에 과학적 관리… 세계 스포츠마케팅계가 주목


대형 종합병원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건물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문을 들어서자 유난히 높은 천장의 로비, 엘리베이터, 문들이 눈에 띈다. 마치 거인 나라의 상류층이 사는 최첨단 주상복합건물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곳은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민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스포츠 복합 선수촌인 삼성 트레이닝센터다.

○미니 태릉 선수촌

삼성 그룹 스포츠단 소속의 한 선수(왼쪽)가 STC의 훈련장에서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용인=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삼성 그룹 스포츠단 소속의 한 선수(왼쪽)가 STC의 훈련장에서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용인=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STC는 삼성그룹 스포츠단 실내 종목 선수들의 보금자리다. 훈련, 숙식, 의료, 재활, 여가 등 선수 생활의 모든 것이 한곳에서 이뤄진다. 축구(수원 삼성), 야구(삼성 라이온즈) 선수들도 재활 시에는 STC를 이용한다.

2만2310m²(약 6749평)에 지상 7층(지하 2층) 규모의 숙소동, 체육관 2개동 등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2007년 8월 문을 열었고 현재 농구 배구 레슬링 탁구 태권도 등 6개 종목 130여 명이 머물고 있다. 프런트 지원운영 인력만 80여 명이나 된다.

STC 안병철 센터장(스포츠의학박사)은 “STC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기업 스포츠 선수촌이다”며 “STC에서 경기력 향상을 위해 매진한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원 스톱 서비스

STC의 최대 장점은 훈련, 숙식, 의료, 재활이 한 곳에서 가능하다는 점이다. STC에서 만난 삼성 스포츠단 선수들은 “STC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 잡생각들이 없어진다.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고 입을 모았다.

STC의 동선도 철저히 선수 중심으로 그려졌다. 각 건물 1층에는 재활훈련실과 체력단련실이 24시간 개방돼 있다. ‘자다가도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게 STC 측의 설명이다. 지하 식당에서는 체중관리 특별식, 재활식 등 과학적 식단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지하에는 수영장과 사우나까지 마련돼 있다. 선수단 숙소가 자리한 2∼7층에는 각 구단 사무실과 미팅룸, 물리치료실이 있어 구단별 집중도를 높였다.

○재활 및 사후관리 탁월

STC 원스톱 시스템은 부상 선수 관리에서 그 장점이 극대화된다. 부상 진단과 재활훈련을 받기 위해 STC 밖에 나갈 필요가 거의 없다. 재활 중인 혼혈 여자농구 선수 안드레아 켈리(삼성생명)는 “수술 후 2∼3일을 제외하면 줄곧 STC에 머물렀다”며 “부상 선수에게 병원에 머문다는 것 자체가 무척 스트레스다. 하지만 STC에서는 집과 병원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는 느낌이라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숙소동 지하에 위치한 STC의 수영장, 수치료실은 타 구단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안 센터장은 “선수 생활 내내 안 다치고 운동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STC 같은 복합 시설이 필요한 이유다”며 “STC 개관 전에는 수영장 한 개 레인을 빌려 재활을 했다. 이제는 번거로움 없이 숙소동 안에서 수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런 STC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센터장직을 일반 경영인이나 스포츠인 출신이 아닌 스포츠의학박사에게 맡겼다.

○막내들의 천국

STC는 세계 스포츠마케팅계의 주목도 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내 스포츠마케팅 석사과정 학생들은 STC를 2년 연속 방문했다. 외국 팀들의 전지훈련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올해도 덴소, 샹송화장품 등 일본 여자실업농구리그(WJBL) 8개 팀 중 4개 팀과 대만 국가대표팀이 STC를 방문해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합동 훈련을 펼쳤다.

STC가 설계 당시부터 막내들을 배려한 사실도 이색적이다. 스포츠단 내의 엄격한 군기 탓에 막내들은 빨래나 잔심부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은 세탁물 수거부터 배달, 방 청소 등을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해 루키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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