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공, 살아있는데… 말을 안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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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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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만에 돌아온 김광현, 제구력 불안

89일 만의 등판. 거침없는 투구폼은 여전했다. 겁 없이 공을 던졌다. 직구는 시속 148km가 나왔고 슬라이더의 각도도 예리하게 꺾였다.

SK 왼손 에이스 김광현(23·사진) 얘기다. 그는 20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3-5로 뒤진 8회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동안 1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투구 수 22개(직구 14개, 슬라이더 8개) 가운데 스트라이크와 볼이 절반씩이었다. 볼카운트가 몰릴 때가 많았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커 상대 타자들이 공을 쉽게 골랐다. 김광현은 투구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3개월 가까운 공백기 동안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주력했고 실전 투구는 최근 2군 경기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내가 없을 때 순위가 밀려 팀에 미안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의 미래보다는 팀을 우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지적했던 투구폼 교정과 공의 완급 조절은 내년으로 미뤘다. 원래 하던 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투구하겠다는 거였다.

야구전문가들이 본 김광현의 복귀 투구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제구력이 약간 흔들렸지만 투구 동작은 과거 모습 그대로였다”며 오랜만의 등판이었던 만큼 포스트시즌에서는 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양상문 MBC 해설위원도 “김광현이 첫 등판 치고는 괜찮았다. 투구 밸런스도 잘 잡혀 있었다”고 했다.

반면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김광현의 구위는 완벽하지 않았다. 아직 어깨 통증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만큼 당분간 불펜으로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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