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여기는 쿠웨이트] 유치 본색! 쿠웨이트 텃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9월 8일 07시 00분


■ 현장리포트

어느 스포츠에서나 원정 경기를 하는 팀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쉽지 않다. 다른 기후와 낯선 경기장, 상대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텃새까지,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방해되는 요소가 많다. 특히 이변이 많은 축구는 더더욱 그렇다.

대표팀이 7일(한국시간) 치른 쿠웨이트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2차전 원정경기. 조광래호는 경기 시작 전부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준비 부족과 성숙하지 못한 쿠웨이트 팬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에 조광래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인상을 구겨야 했다.

이번 경기가 열린 알 사다쿠아 왈사람 스타디움은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으로 진입할 때 대형 주차장을 거치도록 돼 있다. 주차장을 지나 대형 게이트를 통과해야 선수들이 경기장안으로 들어설 수 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쿠웨이트 축구팬들이 이 게이트를 몇 겹으로 막고 있었다.

때문에 선수단 버스는 주차장에서 15분을 서 있어야 했다. 결국 선수들은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게이트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조 감독은 쿠웨이트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기다림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라커룸으로 들어서려던 선수들은 다시 걸음을 멈춰야 했다.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기장 철문을 지나야 하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직원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쿠웨이트협회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열쇠를 찾아왔다. 선수들은 3∼4분여를 서서 대기하다가 라커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뿐이 아니다. 경기 도중 골대 뒤쪽에서 몸을 푸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쿠웨이트 관중이 던진 것으로 보이는 물병이 여러 개 날아왔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데 방해가 됐다. 또한 전반 한국의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녹색 레이저 빔이 킥을 전담하는 기성용에게 쏴지기도 했다.

경기를 치를 때 한 번 나올까말까하는 상황이 쿠웨이트전을 치르는 조광래호에 한꺼번에 일어났다. 선수들은 경기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쿠웨이트 원정은 악몽으로 기억될만하다.

쿠웨이트시티 | 최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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