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최고기록…볼트, 19초40 200m 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3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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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였다.

자메이카의 '번개' 우사인 볼트(25)가 3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40의 올시즌 최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물론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200m 우승자인 볼트는 이날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단거리 절대 강자로 우뚝 섰다. 2위는 미국의 월터 딕스(19초70), 3위는 '백인 볼트'로 불리는 크리스토프 르메트르(19초80·프랑스)가 차지했다.

볼트는 국내 팬들을 울고 웃기게 했다. 볼트는 28일 남자 100m 결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해 잔뜩 기대하고 있던 한국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볼트는 "믿을 수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다음날인 29일 오후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한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 연습에 집중해 왔다. 2일 200m 예선과 준결선에서 볼트는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예선 2조에서 0.314초로 함께 뛴 7명의 선수 중 가장 늦은 출발 반응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두 번이나 고개를 돌려 옆 선수를 보고 결승선을 20m 남기고 속도까지 줄이면서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준결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21명의 선수 중 두 번째로 느린 출발 반응 속도(0.207초)를 기록했지만 중반부터 아예 속도를 늦추는 여유를 부리고도 20초31로 조 1위를 기록했다. 볼트는 르메트르(20초17)에 이어 전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볼트는 200m의 역사를 써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9초30를 기록하며 마이클 존슨(미국)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세운 세계기록 19초32를 12년 만에 깼다. 그 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19초19를 기록하며 자신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이날 결선을 앞두고 볼트는 여유로운 모습 그대로였다. 특유의 재미있는 동작을 보이며 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자신의 옷을 받아주는 자원봉사자에게 승리를 자신하며 주먹을 맞대기도 했다. 볼트는 자신을 향해 카메라가 비추자 번개 세리머니와 손가락으로 승리를 뜻하는 V자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3번 레인에 들어선 볼트는 출발 총성이 울리자 8명의 선수들 중 가장 느린 0.193초의 출발 반응 속도를 보였지만 중반부터 치고 나가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볼트는 결승선 통과 뒤에도 자메이카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카메라 기자들의 추격을 뿌리치는 듯한 동작을 취하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대구=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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