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100승 불발 순간…최나연 “앗”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2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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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무리였다. 최나연(SK텔레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나연은 22일 미국 오리건 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리지CC(파71)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2타를 잃어 합계 6언더파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동타를 이룬 뒤 18번 홀(파4)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패했다. 미국LPGA투어 통산 99승을 합작한 코리아 군단의 100승 도전도 25일 개막하는 캐나다여자오픈으로 미뤄졌다. 박희영(하나금융그룹)은 18번 홀 보기로 1타가 부족해 연장전에 들지 못하고 3위.

●패자의 심리 = 최나연은 3타 차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어딘가 불안했다. 이날 동반자는 평소 껄끄럽게 여기던 올해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US여자오픈에서 최나연은 1, 2라운드를 루이스와 맞붙어 미국 진출 후 두 번째 예선 탈락했다. 당시 최나연은 "지난해 멕시코 대회에서 같은 조였던 루이스가 라운드를 마친 뒤 인사도 안하고 가버려 어이가 없었다. 그 후로 아는 척을 안 한다"고 말했다.

불편한 상대를 만난 최나연은 1, 2라운드 때 보기가 없었던 전반 9홀에서 보기를 3개나 했다. 최나연은 7연속 버디를 했던 1라운드에서 18번 홀 더블보기가 옥에 티였다. 이날은 1타 차 선두였던 18번 홀 그린 뒤 러프에서 한 칩샷 실수로 보기를 해 동타를 허용했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전에서도 그는 9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너무 얇게 맞으며 공을 연못에 빠뜨렸다. 먼저 샷을 한 페테르센의 공이 컵을 향해 굴러가 갤러리의 함성을 이끌었다. 최나연은 "버디를 해야 우승할 걸로 생각했다"며 "욕심을 내게 되면서 템포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페테르센의 공은 실제로는 그린을 지나쳐 러프까지 굴러갔기에 최나연은 여유를 가져도 됐다.

●승자의 행운 = 2년 전 이 대회 연장전에서 허미정에게 패했던 페테르센은 선두 최나연에 9타나 뒤져 우승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마음을 비운 페테르센은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후반에도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하루에 7언더파를 몰아쳤다. 연장전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 숲을 향하다 러프에 떨어졌으나 갤러리 소지품에 맞고 페어웨이로 튕겨 나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페테르센의 퍼트수는 25개로 최나연보다 9개나 적었다. 페테르센은 지난달 연쇄 테러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은 모국 노르웨이의 참사에 이어 최근 9세 아들을 둔 친지가 스카이다이빙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은 사연으로 주위의 축하와 위로가 교차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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