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깎아내리기에 급급한 일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11일 07시 00분


한일전 기간동안 일본은 라이벌 한국을 애써 폄훼하려는 인상이 다분했다. 1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돔에서 치러진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 언론들과 팬들은 줄곧 한국 축구의 나쁜 모습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태도를 취해왔다.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삿포로 돔을 찾은 일본 유학생 팬들은 “최근까지 한국 축구의 어두운 내용들만 외부에 알려졌다. 자국 우상화와 자신들에 불리한 부분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일본 특유의 거만한 자세가 계속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K리그를 한바탕 들쑤셨던 승부조작 및 불법 베팅과 관련된 내용이 끊임없이 보도됐고, 1월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원숭이 세리머니’를 펼쳐 논란을 빚었던 기성용(셀틱)은 ‘공공의 적’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양 국의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인 독도 사태와 맞물려 분위기는 대단히 무거웠다.

한국이 작년 5월 일본을 완파하며 남아공월드컵 출정식을 차갑게 냉각시킨 것과 10월 상암벌에서 열린 평가전 때 붉은악마가 준비했던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열사를 그린 대형 플래카드도 계속 화제였다.

특히 기성용에 대한 적대적인 시선이 대단했다. 팬들 외에도 일부 일본 취재진은 대놓고 “이번 경기를 위해 기성용이 어떤 세리머니를 준비했느냐”고 물어올 정도였다. 물론 농담 섞인 물음이었으나 잔뜩 가시가 돋아 있었다.

이와 관련, 각종 일본 축구 게시판에는 “이번 기회에 한국에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고, 기성용의 콧대도 함께 꺾어놓자”는 내용의 글들이 자주 올라왔고, 극성맞은 일부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를 위한 응원전을 준비하자”는 주장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전 일본 대표 마츠다의 추모 분위기까지 맞물린 바람에 조광래호는 이래저래 힘겨운 하루를 보내야 했다.

삿포로(일본) |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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