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당한 우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0일 03시 00분


스위스 시계업체 태그호이어, 스폰서 중단

“랭킹 올려야 PO진출” PGA챔피언십 강행

‘추락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요즘 사면초가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8일 끝난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3개월 만에 복귀했으나 공동 37위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게다가 자신이 해고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가 애덤 스콧(호주)과 호흡을 맞춰 완벽에 가까운 우승을 합작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윌리엄스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우즈를 향해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우즈는 의리를 저버린 소인배 취급까지 받았다. “전화 한 통에 잘렸다”는 윌리엄스의 발언은 진실 공방을 일으켰다. 우즈의 에이전트 마크 스타인버그는 9일 “사실과 다르다. 우즈는 필라델피아까지 직접 가서 상의했다”고 반박했다. 그래도 약자인 윌리엄스는 오죽하면 그랬겠느냐며 동정론을 불렀다.

복귀 무대에서 상처를 입은 우즈는 11일 미국 조지아 주 존스크리크의 애틀랜타 애슬레틱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극적인 반전을 노린다. 페덱스컵 랭킹 129위에 머물러 있는 그는 2주 후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 나가려면 12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 자칫 필드의 가을 잔치에 구경꾼 신세가 될 수 있다.

10년 만에 대회를 유치한 이 골프장은 파70에 전장이 7467야드나 되며 해저드, 러프 등 위험요소가 즐비하다. 18번홀(파4)은 507야드에 이르며 그린 주변에 대형 연못까지 있어 최대 승부처다. 이 대회에서 통산 4번 우승한 우즈는 2001년에는 공동 29위에 머물렀다. 페어웨이를 지켜야 하고 무뎌진 쇼트게임 감각을 되찾는 게 우즈의 과제다. 2주 연속 출전과 40도 가까이 치솟을 무더위에 따른 체력 유지도 관건이다.

우즈는 대회를 앞두고 2002년부터 스폰서였던 스위스 명품시계업체 태그호이어로부터 ‘해고’당했다. 이 회사는 우즈의 실추된 이미지를 감안해 최근 종료된 후원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2009년 우승자 양용은을 비롯해 최경주, 김경태, 위창수, 노승열과 앤서니 김, 케빈 나까지 7명의 코리안 브러더스도 출전한다. 영국 스포츠 베팅업체 래드브로크스는 로리 매킬로이의 우승 배당률을 12배로 책정해 우승 후보 1순위로 예상했다. 우즈는 20배로 리 웨스트우드, 루크 도널드에 이어 4위였다. 스콧은 25배로 공동 5위.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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