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여기는 삿포로] 일본킬러 박주영 “밟아주마, 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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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0일 07시 00분


박주영, 혼다 대타 이적설로 자존심 상처
日만 만나면 펄펄 캡틴박 명예회복 기회
“정신력 승부…원정 불패행진 계속될 것”

박주영. 스포츠동아DB.
박주영. 스포츠동아DB.
오늘 한일전…해외파 킬러전쟁

1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돔에서 열릴 한일전 승부는 양국을 대표하는 최고 스타인 박주영(AS모나코)과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은 여러 모로 닮았다. 박주영과 혼다는 매 시즌 여름과 겨울이 되면 온갖 이적 설에 휘말린다. 올 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적 타진이 현재 진행형이다.

관심을 갖는 클럽들만 해도 셀 수가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빅(Big)'이란 수식이 붙는 국가들로부터 러브 콜이 쏟아진다. 리버풀(잉글랜드) 등 교집합을 이루는 팀들도 꽤 많다.

이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도 있었다. 최근 프랑스 스포츠 매체 막시풋은 박주영의 러시아 이적 설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 해당 클럽이 CSKA 모스크바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의 이적을 대비해 CSKA 모스크바 측이 박주영의 영입을 희망한다는 것. 해당 구단이 명문이지만 ‘대타’라는 사실, 그것도 아시아 라이벌이란 점에서 유쾌할 수 없었다.

둘은 공격수이지만 플레이 성향은 다르다. 박주영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혼다는 타깃형이 아닌, 섀도 공격수 위치에 주로 선다.

하지만 대표팀, 그것도 한일전에 시선을 집중한다면 상황은 엇갈린다. 혼다는 늘 위협적인 인물로 거론돼 왔으나 태극전사들과의 대결에선 딱히 실력을 발휘한 적이 없다. 이에 반해 박주영은 2010남아공월드컵 개막 직전 열린 사이타마 친선 전에서 쐐기 골을 뽑아내며 허정무호에 2-0 완승을 안긴 바 있다. 또 박주영은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일본 골 망을 여러 차례 흔들어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쳐왔다.

혼다는 8일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해 일본 삿포로로 건너왔다. 선글라스와 흰색 슈트 차림의 혼다는 사뭇 거만한 자태로 태극전사들과 같은 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저 삿포로 현지에 도착해 일본 취재진에 “한국전은 힘든 대결이 될 것 같다”는 짤막한 한 마디만 남겼을 뿐이다.

반면 박주영은 사인을 요청하는 한국 팬들의 부탁을 일일이 들어주는 여유를 보였다. 소속 팀을 못 찾고 개인 훈련을 해온 박주영의 컨디션을 걱정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빠른 회복에 상당히 흡족해 하고 있다.

박주영은 9일 공식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의 기술적인 차이는 없다. 정신력이 승부를 가른다. 2000년대 이후 원정에서 패한 적이 없는 이유다. 얻을 건 얻고, 즐거운 축구를 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분위기부터 한 발 앞선 박주영이다.

삿포로(일본)ㅣ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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