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삼진아웃!…7억팔 유창식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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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9일 07시 00분


한화 유창식. 스포츠동아DB.
한화 유창식. 스포츠동아DB.
계약금 7억원을 받은 초고교급 좌완투수에게 입단과 동시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고교 때 야구를 너무 잘 했던 게 문제였다. 쉴 새 없이 공을 던진 어깨에 이상신호가 왔다.

전지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재활을 해야 했다. ‘포스트 류현진’이 되길 바랐던 외부의 기대는 실망으로 조금씩 바뀌어 갔다. 한화 유창식(19·사진)에게는 그렇게 부담감이라는 또 하나의 짐이 얹혀 있었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과 한용덕, 정민철 투수코치는 자칫 의욕이 앞설 특급 신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늘 “어린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말했고, “우리 팀 미래를 책임져야 할 선수다. 당장 뭔가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유창식은 1군에서 뭇매를 맞으며 좌절하는 대신 2군에서 차근차근 기량을 벼릴 기회를 얻었다.

7일 잠실 LG전은 그래서 그에게 두 번째 출발 지점이었다. “잘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나섰던 첫 선발 등판(5월 7일 대전 넥센전·2이닝 5실점) 때와는 달랐다.

이제 스스로도 “부담감에서 벗어나 마음이 좀 편해졌다. 생각을 많이 하면 할수록 야구가 더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겠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결과는 5이닝 6안타 3볼넷 2탈삼진 4실점의 데뷔 첫 승. 올해 입단한 신인들 중 첫 선발승이다.

타선이 초반 대량득점으로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행운까지 겹쳤다. 한 감독은 “솔직히 걱정을 좀 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잘 해줬다. 앞으로도 선발로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제 유창식에게는 매 등판이 기회이자 고비다. 그는 담담하게 “볼넷을 주지 않고 눈앞의 타자와만 열심히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의 미래가 쑥쑥 자라고 있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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