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 “한국 필드의 여왕?… 잊은 지 오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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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신인왕이 꿈”

“오랜만이네요. 제가 잘해야 한국 TV에 자주 얼굴을 비칠 텐데. 궁금하셨을 거예요. 후반기에 큰 대회가 많으니까 기대해 주세요.”

낯선 타향살이에 억척스러워졌을까. 곱상한 이미지였던 서희경(25·하이트)의 목소리는 예전보다 시원시원하게 들렸다. 몸도 한결 단단해 보였다. “살찐 거 아니에요. 1kg 정도 늘었을 뿐이에요. 체력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근육이 붙었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2008년 6승, 2009년 5승을 거두며 필드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서희경. 그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에서의 화려한 경력은 잊은 지 오래다. 새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번 주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는 US여자오픈에 그는 예선을 거쳐 출전했다. 신인이라 자동 출전권이 없었기 때문. “하루 36홀을 처음 돌았어요. 그래도 1위로 출전 티켓을 따냈죠.”

서희경은 지난해 LPGA투어 기아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미국 진출 기회를 얻었다. 바로 데뷔할 수 있었지만 1년을 기다렸다. 준비 과정을 거쳤어도 LPGA투어는 녹록지 않았다. 한국에서 밥 먹듯 하던 톱10 진입도 높은 벽이었다. “3월 2연패를 노렸던 기아클래식 예선 탈락은 큰 충격이었어요. 욕심만 앞선 탓이에요. 코스에서 화를 잘 안 내는데 짜증만 늘어갔죠.” 대회 때마다 생소한 코스와 잔디, 아버지와 번갈아 핸들을 잡으며 10시간 이상 밴을 몰아야 하는 장거리 이동….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그래도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 체력과 쇼트게임 전담 코치를 따로 두고 하루 8시간 넘게 훈련에 집중했다. 최근 6개 대회에서 5차례 40위 이내에 들며 안정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난코스로 유명한 이번 대회에서도 2라운드까지 공동 21위(3오버파)에 올랐다. 대회 도중인 8일 25번째 생일을 맞았던 서희경은 올 시즌 LPGA투어 신인 포인트에서 233점으로 선두에 올랐다. “신인왕은 평생 한 번뿐이잖아요. 이번만큼은 꼭 받고 싶어요. 당분간 국내 대회는 사양했어요. 일단 한 우물을 파야죠.”
▼US여자오픈 폭풍우속 강행군… 김인경 2R 3위▼

첫날부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친 US여자오픈의 대회 진행이 파행으로 얼룩졌다. 10일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 브로드무어 골프장 동코스(파71·7047야드)에서 열린 3라운드. 오전은 화창하고 정오를 넘어서면 악천후가 몰려드는 일이 되풀이돼 두 얼굴의 하늘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대회 첫날 오후 조였던 김인경(하나금융)은 전날 32개 홀을 도는 강행군 끝에 2라운드 중간 합계 3언더파로 3위에 올랐다. 일본 오키나와 출신인 미야자토 미카와 미야자토 아이가 각각 5언더파, 4언더파로 1타 차 1, 2위. 마지막 날인 11일에도 폭풍우가 예보돼 있어 자칫 대회가 예정된 나흘을 넘길 수 있게 됐다.

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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