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대표단 태운 귀국 비행기 축제 분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8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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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몸살로 탈진…간호 받으며 귀국

2018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한 평창 유치위원회 대표단과 지원 인력을 실은 전세기는 출발부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대한항공 특별전세기가 이륙해 안정적으로 궤도에 진입하자 기장의 축하 인사가 방송을 타고 흘러나왔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를 축하합니다." 그러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김진선 특임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전재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김재윤 의원과 함께 샴페인 병을 들고 복도에 나타났다.

정 장관은 "더반에서 유치한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모두가 힘을 다시 한번 모으자"며 건배를 제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했던 대표단과 지원인력은 일제히 건배 구호인 "예스! 평창!"을 외쳤다.

정 장관과 일행이 복도를 빠져나가자 탑승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맥주나 샴페인, 포도주를 가볍게 들이켜며 극도의 긴장 속에서 벼락같은 성취감이 찾아들었던 지난 며칠을 돌아봤다.

베테랑 실무자들 가운데는 4년 전의 쓰라린 기억을 얘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2007년 7월 과테말라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러시아 소치에 아깝게 져 동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고 돌아오던 때와는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다는 말이었다.

당시 비행기 안에서는 서로 눈을 마주치기가 버거워 화장실 가기를 꺼리고 눈치가 보여 술을 아예 입에도 대지 못했다고 했다.

입국하고 나서도 건네야 할 작별인사를 끝내 생각해내지 못해 하나둘씩 짐짓 못본 척 일행을 피해 줄행랑을 놓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사뭇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2018 평창유치단을 태운 비행기가 자정을 넘겨 경유지인 태국 방콕에 8일 내렸을 때 '탈진 환자'가 나왔다.

대표단의 분위기를 밝히고 프레젠테이션에서 화사한 미소와 명랑한 발표로 IOC 위원들을 홀렸던 '피겨여왕' 김연아(21)였다.

김연아는 긴장이 갑자기 풀리면서 몸살이 난 탓인지 고열과 오한으로 방콕 공항대기실에서 한 시간 동안 누워서 일어나지 못해 동행한 유치위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았다.

김연아의 매니저는 "평창이 유치에 성공한 날 밤부터 연아가 춥다고 하면서 감기 몸살 증세를 호소했다"며 "긴장이 갑자기 풀려서 그런지 비행기가 이륙하자 바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세기가 방콕에서 인천을 향해 이륙하자 정병국 장관은 자신의 더 넓은 좌석을 김연아에게 내줘 인천까지 날아오는 동안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연아는 결국 인천공항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표단이 탄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자 기내에서는 임무를 100% 완수했다는 의미의 박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터미널 입구에는 빨간 소방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소방차는 항공기 동체에 물대포를 마구 쏘았다. 항공사 측은 국민적 쾌거를 이루고 돌아오는 특별한 비행기에는 관례로 이런 이벤트를 펼치곤 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입국장으로 들어설 때까지 줄곧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기자회견장은 유치 성공 과정과 소감, 2018년 성공 개최의 계획과 각오를 취재하기 위해 밀물처럼 들이닥친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디지털뉴스팀

▲동영상=2018 평창유치대표단, 인천공항 귀국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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