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환희]‘평창 유치’ 진정한 주역은 바로 강원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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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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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명의 ‘I have a dream’ 합창… 2000여명의 ‘인간띠’ 환영

IOC의 압도적 표 이끌어낸 건 이 두 장면 2018 겨울올림픽 유치는 온 국민의 기원과 노력이 가장 큰 힘이 됐다. 2월 현지 실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을 앞에 두고 강원 강릉빙상경기장에 모인 강원도민 2018명이 합창을 하고 있다.(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의 평창 현지 실사에서 강원도민들이 연도에 늘어서 실사단을 환영하고 있다. 동아일보DB
IOC의 압도적 표 이끌어낸 건 이 두 장면 2018 겨울올림픽 유치는 온 국민의 기원과 노력이 가장 큰 힘이 됐다. 2월 현지 실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을 앞에 두고 강원 강릉빙상경기장에 모인 강원도민 2018명이 합창을 하고 있다.(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의 평창 현지 실사에서 강원도민들이 연도에 늘어서 실사단을 환영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우리의 꿈을 담아 불렀던 ‘아이 해브 어 드림’이 드디어 결실을 봤습니다.”

2월 18일 강원 강릉빙상장에서는 아바의 명곡 ‘아이 해브 어 드림’과 아리랑이 울렸다. 이 공연은 강릉과 평창을 방문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현지 실사단에 강원도민의 2018 겨울올림픽 유치 염원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도민대합창. 강원도민 2018명이 만들어낸 멋진 화음에 실사단은 큰 감동을 받았고 그 감동이 고스란히 IOC 위원들에게 전해져 이번 유치 성공에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곡 선정에는 실사단의 구닐라 린드버그 단장이 스웨덴인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강원도민대합창이 주관한 이 행사는 6개월의 준비 끝에 탄생했다. 당시 도민대합창을 기획했던 장진원 강릉MBC PD는 “각지에서 노래를 잘하는 단원을 모집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거주지도 많이 달라서 함께 모여 연습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시 도민대합창에 참가했던 단원들의 겨울올림픽 평창 유치에 대한 감격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퇴직 교사인 이문자 씨(67·여·강릉)는 “당시 노래를 듣는 실사단원은 물론이고 노래를 부른 우리도 감동에 휩싸인 걸 느낄 수 있었다”며 “평창 유치가 확정되는 순간 당시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나올 정도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영월고 학생들로 구성된 별빛소리합창단과 함께 참가했던 교사 김상북 씨(47)는 “작은 힘이지만 평창 유치에 힘을 보태자는 뜻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벅찬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다”며 “평창 승리에 조금이라도 일조했다는 자긍심에 밤잠을 못 이뤘다”고 말했다.

실사단이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를 방문한 2월 14일 주민의 열렬한 환영도 실사단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평창군민 2000여 명은 대형 깃발과 오륜기, 실사단원이 속한 국가의 국기 등을 흔들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실사단을 태운 버스가 횡계로터리에 도착하자 주민은 “예스 평창”을 외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당시 모든 가족이 환영에 나선 박분자 씨(49·여)는 “그동안 세 차례 실사단 환영행사를 치렀지만 이번이 가장 감격스러웠고 기대가 컸다”며 “강원주민의 열정을 IOC가 느낀 것 같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조양호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은 “IOC 실사단이 올해 2월 방한했을 때 추운 날씨에도 강원도민들이 남녀노소 길에 나와 실사단을 환영하고, 2018명의 합창단이 공연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런 노력이 IOC 위원들에게 감동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월 중순 평창 현지 실사 기간 중 간암으로 쓰러져 순직한 오두환 전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행사지원팀장의 아내 이기숙 씨(48·춘천시 체육진흥재단)가 평창 유치 순간을 지켜보며 눈물을 쏟아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이 씨는 “남편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현지 실사가 끝나기 전에 죽으면 동료들이 준비하는 데 차질이 생긴다’고 말할 정도로 평창 유치를 간절히 기원했다”며 “그토록 바라던 평창 유치의 꿈이 드디어 이뤄졌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평창=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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