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KIA 이용규] 10구까지 승부…결승득점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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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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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식과 9구까지 커트…결국 안타로
도루·포수 실책 등 묶어서 홈까지 밟아
3안타 불방망이…전날 침묵 설움 훌훌!

3일 광주 한화전. KIA 이용규는 1-1로 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유창식을 상대로 10구 승부 끝에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 등으로 결승득점에 성공했다. 8회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까지, 만점 활약이었다. 스포츠동아DB.
3일 광주 한화전. KIA 이용규는 1-1로 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유창식을 상대로 10구 승부 끝에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 등으로 결승득점에 성공했다. 8회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까지, 만점 활약이었다. 스포츠동아DB.
KIA 이용규는 3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어제 (장)성호 형이 내 방망이를 몸에 ‘문대고’ 갔다더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2일 경기 전 한화 장성호가 몰래 KIA 덕아웃에 침입한 뒤 자신의 방망이를 몸에 문질러서 기를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그 경기에서 장성호가 3안타를 친 반면 이용규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니 입이 잔뜩 나올 만도 했다. 하지만 장성호가 이유 없이 이용규의 ‘기운’을 탐냈을 리 없다. 실투는 당연히 안 놓치고, 제구가 잘 된 공도 기가 막히게 걷어내 안타로 연결하는 이용규의 능력에 KIA 조범현 감독조차 감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석에서는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히고 누상에 나가면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교란시킨다. 2년 만의 우승을 꿈꾸는 KIA에게는 이만큼 든든한 톱타자가 없다.

이날도 그랬다. 1-1로 맞선 7회말. 이용규는 막 마운드에 올라온 ‘7억 루키’ 유창식과 맞섰다. 그리고 초구와 2구를 파울로 걷어내 볼카운트 2-0으로 몰렸다.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하지만 이 때부터 본격적인 ‘용규 놀이’가 시작됐다. 웬만한 공은 다 커트하면서 상대를 약올리는 이용규의 주특기에 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이용규는 이후 공 4개를 모두 건드려 유창식의 힘을 뺐다.

어느새 볼카운트는 2-3. 결국 유창식의 10구째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만들어 냈다. 뿐만 아니다. 바뀐 투수 신주영이 초구를 던지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2루를 훔쳤고, 후속 타자의 땅볼 때 3루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 이범호의 우익수 플라이 때 한화 포수 신경현의 포구 실책에 기어이 결승 득점을 올렸다.

마지막 기회도 왔다. 이용규는 3-1로 앞선 8회 2사 1·3루에서 바뀐 투수 윤규진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 앞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으로 5타수 3안타 2타점. 단연 승리의 수훈갑이었다.

이용규는 경기 후 “어제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게 마음에 걸려서 히라노 타격 코치님과 얘기를 나눴다. 좋았을 때 폼보다 어깨가 닫혀 있다는 지적을 받아서 오늘은 그 부분을 계속 의식했다. 이건열 타격 코치님도 몸이 자꾸 앞으로 쏠린다는 지적을 하시더라. 두 분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끈질긴 승부 끝에 얻어낸 안타에 대해서는 “어제 한화 박정진∼신경현 배터리가 2-3에서 슬라이더로 승부해서 9구째에 삼진 당한 기억이 났다. 오늘 상황이 어제와 꼭 비슷해서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마침 기다리던 공이 와서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광주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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