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전 ‘기습 한방’에 정신 번쩍… 3배로 갚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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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잦은 패스미스로 전반 요르단에 골 허용
후반 폭풍 3골… 올림픽 亞 2차예선 1차전 3-1 승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인 46분. 요르단 선수들이 일제히 큰 절을 하며 엎드렸다. 요르단의 공격수 마흐무드 자타라가 한국 수비를 제친 뒤 몸을 돌려 날린 슛이 한국의 골네트를 흔든 뒤였다. 선제골을 넣은 요르단 선수들은 신에게 감사하듯 절을 올렸다. 0-1.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 올림픽대표팀에 불운이 찾아오는 듯 했다. 한국 선수들의 공격은 느렸고 패스는 잇달아 빗나갔다. 선제골을 허용한 것도 한국 수비진의 패스미스가 원인이었다. 최전방에 나섰던 배천석(숭실대)과 지동원(전남)은 자주 고립됐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 막바지에 배천석을 빼고 김동섭(광주)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후반 들어 측면공격을 강화하며 공세로 나섰다. 한국은 후반 10분 윤석영(전남)의 크로스에 이어 김태환(서울)의 왼발 대각선 슛이 작렬하면서 1-1 동점골을 뽑았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후반 31분 김태환이 상대 진영을 파고들면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윤빛가람(경남)이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2-1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은 측면과 중앙에서 활발하게 공격에 나서며 경기의 흐름을 장악했다. 후반 41분 김동섭은 측면 크로스에 이은 헤딩슛으로 한국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한국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요르단과의 첫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3일 요르단과 원정 2차전을 치른다. 올림픽대표팀은 해발 1000m가 넘는 현지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 이날 바로 요르단행 비행기에 올랐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에 집중력이 부족했다. 볼 스피드가 느렸고 공수 전환이 늦었다. 공격이 느리다 보니 상대 수비에게 수비할 공간을 내주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성인 대표팀과 선수 차출을 놓고 다소간 갈등이 있었지만 대학생 선수들을 발굴해 공백을 메우며 1차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등 핵심 선수들이 소속팀 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공격력과 조직력이 다소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전반에 나타난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과 느린 공수 전환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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