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류현진의 1000K…이제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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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0일 07시 00분


‘괴물’의 대기록이 남다른 이유

24세 2개월 25일·153경기만에 대기록
현역 유일한 6년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
정민철 “국내 기록 모두 갈아치울 투수”
류현진 “부모님께 감사…100승에 도전”

○류현진=일단 팀이 이겨서 좋고 기록을 세워서 좋다. 1000탈삼진은 경기 시작 전부터 의식은 했는데 초반에 두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와서 (다음 등판인)롯데전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후반에 세게 던졌더니 삼진이 나오더라. 부모님이 유연한 몸을 물려줘서 탈삼진을 많이 기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 ‘100승’을 기록하고 싶다.한화 류현진(23)이 또 한 번 한국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었다. 19일 대전 두산전에 선발 출장한 그는 6이닝 동안 8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개인통산 1000탈삼진 고지(총 1003개)를 넘어섰다. 단순한 1000탈삼진이 아니다.

최연소·최소경기 기록을 한꺼번에 경신한 대기록이다. 역시 ‘괴물’은 기록을 세워도 그냥 세우지 않는다.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1000탈삼진 대기록


역대 최연소 1000탈삼진 기록은 롯데 주형광(현 투수코치)이 2000년 6월 15일 사직 두산전에서 세운 24세 3개월 14일. 그러나 류현진이 이날 24세 2개월 25일로 갈아 치웠다. 스승의 기록도 뛰어넘었다. 소속팀 정민철 투수코치가 선수시절인 1998년 8월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세운 최소경기(180경기) 1000탈삼진을 13년 만에 무려 27경기(153경기) 단축시켰다. 이뿐만 아니다. 1000탈삼진과 더불어 시즌 100탈삼진(총 103개)을 돌파하며 현역투수로는 유일하게 6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도 기록했다.

류현진은 프로에 데뷔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4번(2006·2007·2009·2010)의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 5월 11일 청주 LG전에선 17탈삼진으로 9이닝 기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작성했다. 여기에 최연소·최소경기 1000탈삼진 기록까지 거머쥐며 한국프로야구사에 또 하나의 진귀한 기록을 남겼다.

○정민철 “한국기록 모두 갈아 치울 수 있는 투수”

스승은 자신을 뛰어넘은 제자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정민철 코치는 “나도 경기당 8∼9개의 탈삼진은 잡았던 것 같은데 그걸 30경기나 당긴 것 아닌가. 주형광 코치도 선수시절 굉장했다. 불의의 부상만 없었다면 200승은 달성할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받았는데 그 기록까지 깨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혀를 내두르고는 “(류)현진이는 1아웃 3루와 같이 반드시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야할 때 잡을 줄 안다. 탈삼진도 퀄리티가 다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탈삼진뿐 아니라 국내 투수 관련 모든 기록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커니즘이나 테크닉 모두 완벽하다”고 쉴 새 없이 칭찬을 쏟아냈다. 그러나 “보통 기록 보유자들은 기록을 위해 뛰지 않는다. 현진이도 탈삼진보다 이닝이터로서 욕심을 더 많이 낼 것”이라며 “나의 바람도 하나다. 아프지 말고 계속 쭉 던지길 바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대전 |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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