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불법중계 中유학생들 경찰 “증거없다” 훈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불법도박 간접시인 했는데…

“혐의자를 잡아봤자 뭐합니까. 경찰이 방법이 없다는데.”

1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부산교통공사의 FA컵 16강전. 대한축구협회 직원은 본부석 구석에 앉아 이어폰을 꽂고 무언가를 계속 중계하는 듯한 중국인 유학생 3명을 발견했다. 불법 도박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해 공익근무요원들과 함께 찾아가 경찰서로 동행을 요구했다. 이들은 “친구 소개로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불법 도박과의 연관성을 간접 시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인근 구덕지구대에 도착하자 한국말을 못하는 듯 굴었다. 축구협회 직원은 승부조작이 사회적 이슈가 됐고 중국인 유학생들이 관련된 승부조작 사건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물증이 없어 입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들은 부산지역 대학에서 경영학과 디자인을 전공하는 중국인 학생들이었다. 구덕지구대 관계자는 “중국과의 외교 문제도 있고 당장 증거가 없다”며 훈방했다. 불법 도박 관련 조사는 하지도 않았다.

2008년 K3리그에선 중국 도박업자들과 관련된 승부조작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었다. 중국 유학생의 현장 중계를 베팅 정보로 활용했다.

중국 불법 베팅 사이트 및 도박업자들과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바로 불법 중계를 맡은 중국 유학생들이다. 경찰은 축구협회에서 이들을 고소하면 수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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