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는 경기 전, 혼잣말로 “두고 보자”고 칼을 갈았다. 한화 류현진이 휴식 차원에서 로테이션을 한번 건너뛴 뒤 9일 만에 선발 등판한데다 묘하게 가르시아 복귀전도 겸하게 되자 ‘롯데 표적’이란 느낌이 들었기 때문. 결국 ‘두고 보자’던 다짐은 상대 간판 류현진의 조기 강판을 부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0으로 앞선 1회 류현진의 시속 134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16호 3점 아치로 연결했다. 3회 무사 1·3루에서도 빗맞은 적시타를 뽑아냈다. 결국 류현진은 이대호에게 4타점을 헌납한 뒤 곧바로 강판돼 2이닝 5실점(4자책),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데뷔 이후 선발 등판시 개인최소이닝. 이전에는 2009년 두 차례의 2.2이닝 투구가 있었을 뿐이었다. 반면 이대호는 5타수 3안타(1홈런 포함), 4타점을 기록하며 또다시 득점과 도루를 제외한 타격 6개 부문 선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