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빠른 배구’ 佛 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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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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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월드리그 3승1패 조2위

2007년 4월 프로배구 LIG손해보험의 새 사령탑에 박기원 감독(60·사진)이 선임됐다. 1978년 방콕 아시아경기 우승 주역인 그는 이듬해 이탈리아 리그에 뛰어들어 맡은 팀을 잇달아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2002년 이란 배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부산 아시아경기 은메달을 차지하며 ‘이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28년 만에 귀국한 것은 한국의 배구 발전에 마지막 봉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우승을 목표로 3년간 노력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김요한, 이경수 등 국가대표급 공격수를 보유했지만 한 차례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2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남자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박 감독을 4월에 선임했다. 프로에서 실패한 감독이 대표팀에서 성공할까란 우려의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박 감독은 이번 월드리그에서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한국(세계 23위)은 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월드리그 D조 4차전에서 프랑스(12위)를 3-1(27-25, 19-25, 25-23, 25-16)로 눌렀다. 전날에 이은 2연승. 지난주 쿠바(4위)와 1승 1패를 한 데 이어 8년 만에 프랑스를 꺾은 한국은 3승 1패(승점 9점)로 조 2위를 지켰다.

지난해 월드리그에서 12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한국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박 감독의 빠른 배구가 통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도 탄탄한 조직력과 빠른 배구를 구사하는 팀. 한국이 프랑스보다 더 빠르고 조직적인 배구로 이틀 연속 격파한 셈이다. 박 감독은 “빠른 배구에 탄력이 붙었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라며 양 팀 최다 득점(17득점)을 기록한 최홍석(경기대)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이어 “프랑스전 플레이는 연습할 때 나온 스피드가 아니다. 연습 때는 더 빠른데 아직 경기 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11,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이탈리아(6위)와 5, 6차전을 치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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