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열말과 바꾼 우승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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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6일 07시 00분


‘연습벌레’ 윤슬아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8버디 7언더파…데뷔 5년9개월만의 결실

“마지막 날 잘 좀 치란 소리 이젠 안 듣겠죠”

5일 열린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5년 9개월 맛에 첫 승을 올린 윤슬아를 향해 동료들이 샴페인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있다(큰 사진). 윤슬아가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5일 열린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5년 9개월 맛에 첫 승을 올린 윤슬아를 향해 동료들이 샴페인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있다(큰 사진). 윤슬아가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자, 이제 그린 닫습니다.”

윤슬아(25·토마토저축은행)는 2006년 루키 때부터 대회가 끝나고 해가 져 연습그린을 닫을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묵묵히 퍼트 연습을 했다. 그 열정이 데뷔 5년9개월 만에 우승이라는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다.

윤슬아는 5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장(파72·6460야드)에서 열린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생애 첫 우승이다.

윤슬아는 데뷔 후 매년 상금랭킹 30위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유지해왔고, 2010년에는 두 번의 우승 기회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4월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는 1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섰다가 이보미에게 역전패했고, 7월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는 안신애에게 3타차로 우승을 내줬다. 그 뒤로 “마지막 날 잘 좀 쳐봐”라는 안타까운 격려의 소리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윤슬아는 이날 우승 직후 “이제 그 소리 안 듣게 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매번 웃어넘겼지만 항상 한쪽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말이었다.

윤슬아는 노력의 힘을 믿는다. 그는 “골프가 항상 잘 될 수는 없다. 톱 프로들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나도 된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초에 성적이 잘 나지 않아 사실 좀 힘들었지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연습량을 늘린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했다.

윤슬아는 대회 며칠 전부터 잃어버렸던 퍼트 감각이 살아난 것과 최종라운드에서 긴장하지 않고 플레이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윤슬아는 “사실 17번홀까지 스코어보드를 보지 않아 상황을 몰랐다. 덕분에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연습라운드 하듯 평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쉬운 말 같지만 이 역시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이다. 윤슬아는 “평상시치럼 편안하고 자신감 있게 치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걸 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스스로 ‘아 이거구나’ 하는 깨달음을 느껴봐야만 한다”고 했다.

윤슬아는 “우승도 좋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올 시즌 목표는 3승이지만 매 대회마다 큰 기복 없이 항상 20위 안에 드는 꾸준한 플레이를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KLPGA
포천 |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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