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대구 구장, 기습번트 순간 암흑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7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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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의 조명탑이 꺼져 경기가 중단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6일 삼성과 두산이 대결한 대구구장. 3-2로 앞선 두산이 8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수빈이 삼성 투수 임현준을 상대로 기습 번트를 대고 1루로 뛰던 중 모든 조명탑의 불빛이 사라졌다. 저녁 7시 28분이었다. 조명뿐 아니라 구장 내 모든 전원이 끊겼다. 경기는 중단됐고 삼성 구단은 구장 내 변압기 고장으로 조명이 꺼졌다고 밝히고 수리를 시작했다. 조명이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다 20여 분이 지난 뒤 6개 조명탑 가운데 5개가 켜졌지만 왼쪽 외야 조명탑은 끝까지 켜지지 않았다. 김호인 경기감독관은 당장 조명탑을 고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저녁 8시 16분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했다. 정수빈의 기습 번트는 세이프가 유력했지만 최종 판정이 없었기에 노플레이가 됐다. 중단된 경기는 17일 오후 3시 속개됐고 양 팀 추가 득점 없이 그대로 끝나 두산이 3-2로 이겼다.

조명 문제로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된 것은 프로 출범 이후 두 번째. 1999년 10월 6일 전주에서 열린 쌍방울-LG의 연속경기 2차전에서 1회 조명이 꺼져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대구구장은 1948년에 만들어진 건축물로 2006년 안전 진단에서 낙제점을 받아 일부 보수를 하기도 했지만 광주 구장과 함께 대표적인 노후 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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