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2군무대 김두현 ‘끝나지 않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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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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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축구단 배치 3개월
“축구 계속할 수 있어 행복, 내년 제대 후 유럽 재도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거 출신인 경찰청 김두현(왼쪽)이 14일 용인 경찰대 운동장에서 열린 R리그(프로 2군) 강원 FC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 제공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거 출신인 경찰청 김두현(왼쪽)이 14일 용인 경찰대 운동장에서 열린 R리그(프로 2군) 강원 FC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 제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브로미치와 K리그 수원 삼성 시절의 화려한 과거는 잊었다. 2군이지만 대한민국 남자로서 군 복무를 해결하며 축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표 출신 김두현(29·경찰청). 그는 14일 경기 용인시 경찰대 운동장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경기에서 R리그(프로 2군)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말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1월 말 경찰청으로 배치 받은 뒤 첫 출전이다. 리그는 지난달 시작됐지만 수술했던 오른쪽 무릎에 통증을 느껴 이날에야 처음 출전했다. 조동현 감독은 “사실 아직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지만 첫 홈경기여서 나가게 했다”고 말했다.

등번호 8번에 수비형 미드필더. 볼을 잡아서 한두 번 치고 다시 빼주는 패스, 무릎과 가슴 트래핑으로 상대를 따돌리고 페인트 동작 후 정확히 찔러주는 패스는 역시 발군이었다. 선수 가족과 학생, 경찰대 관계자들은 김두현의 테크닉에 탄성을 쏟아내며 박수를 보냈다.

김두현은 경찰청 축구단의 보석이다. 성실하고 철저한 몸 관리로 ‘후배 고참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잉글랜드에 진출할 때 익힌 영어를 더 능숙하게 하기 위해 영어 스터디그룹도 만들었다. 김두현은 잉글랜드 진출 1년여 만에 돌아왔지만 내년 10월 제대하면 다시 유럽 진출을 노린다. 그리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는 게 꿈이다.

김두현은 “대학 실업 출신 선수들과 뛰면서 인생과 축구를 되돌아본다”고 말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선수들의 마음을 느꼈다. 양지만을 걷던 그에게는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이란다. 축구를 새롭게 느끼고 있다.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두현은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열심히 살았다. 용인대에서 석사학위를, 2월엔 명지대에서 운동생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창단해 2001년부터 2군 리그에 참가한 경찰청은 손창완 경찰대 학장의 의지로 이날 첫 홈경기를 치렀다. 그동안 방문경기만 했는데 “선수와 학생,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자”며 홈경기를 도입했다. 이날 경기에선 강원에 1-2로 역전패했다.

용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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