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오현 챔프전 2연승 달리는 삼성화재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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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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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받는 달인 ’

삼성화재 여오현 동아일보DB
삼성화재 여오현 동아일보DB
“피곤해도 이겨서 괜찮습니다.”

특유의 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날 경기를 치른 탓인지 피곤함이 목소리에 묻어나왔다.

삼성화재가 7전 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에 2연승을 거뒀다. 1, 2차전에서 46점과 50점을 퍼부은 가빈의 활약은 누가 봐도 군계일학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리베로 여오현(33)을 꼽았다. 공중에서 가장 바쁜 선수가 가빈이라면 코트 바닥에서 가장 바쁜 선수가 여오현이다. 그는 비록 득점과 연결되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여오현은 1차전에서 리시브 18개와 디그 9개를, 2차전에서 리시브 17개와 디그 14개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강력한 서브와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공을 받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뒹굴고 넘어진 탓에 몸은 성한 곳이 없다. 그는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다. 하지만 많이 넘어지다 보니 타박상이 군데군데 있어 조금 아프다”고 말했다.

주전 선수로는 팀 내 최고참인 그는 코트에서 마치 막내처럼 활기차게 파이팅을 외친다. 4일 2차전에서도 코트에서 많이 외치다 보니 다음 날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2차전에서 소리를 좀 많이 질렀다.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 주려고 많이 떠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다”며 웃었다.

삼성화재는 정규시즌 초반 최하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3위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그만큼 올 시즌은 힘들었다. 그는 “올 시즌이 내 인생 최고의 시즌인 것 같다”며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모든 것을 참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 자체가 기적이고 동료들이 고맙고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남은 경기에서 그의 각오는 단순하면서도 치열했다. 그는 “전에 이겼던 것 생각 안 하고 오늘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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