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 슈터’ 문경은, SK사령탑 오르다

  • Array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선수시절 서장훈 등과 함께 뛰어… “패배의식부터 개선”

2006년 여름 프로농구 SK의 브루나이 전지훈련에서 문경은(사진)을 만났다. 그해 1월 전자랜드에서 SK로 이적한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SK에 와보니 후배들이 팀을 잠시 스쳐가는 정거장 정도로 여기더라고요. 끈끈한 소속감을 찾기 힘들었어요.”

그 후로도 SK의 모래알 조직력은 좀처럼 뭉쳐지지 않았고 성적은 바닥을 헤매기 일쑤였다. 최근 9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 한 차례 올랐다. 이런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문경은이 SK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SK 2군 코치 문경은은 5일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던 신선우 감독의 후임으로 감독대행에 선임됐다. 문경은은 지난 주말까지도 신 감독과 춘천에서 등산하며 다음 시즌 구상을 나눴다. 이번 결정은 전면 쇄신을 요구한 농구단의 모기업인 SK텔레콤 최고위층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컬러링으로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쓰고 있는 문경은은 “어깨가 무겁다. 선수를 그만두면서 화려했던 이름 석자를 다 버릴 결심을 했다. 무기력한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팀 분위기를 밝게 바꿔보겠다”고 말했다. 전희철 운영팀장은 코치가 됐다.

광신상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문경은은 대학 시절 ‘람보 슈터’로 이름을 날리며 이상민 우지원 서장훈과 함께 농구대잔치 우승을 이끈 오빠부대 세대.

문경은이 1990년대 학번으로 프로 사령탑에 오른 반면 75학번 안준호 전 삼성 감독에 이어 74학번인 신선우 감독이 퇴진하면서 코트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