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잡는 MF들, 킬러가 되다

  • Array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상주 김정우-성남 홍철, 공격수 대타로 나와 ‘골 세례’

■ 그라운드는 지금 포지션 파괴중

최근 녹색 그라운드에선 본인의 의지와 달리 포지션을 바꿔 재미를 보는 선수가 많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성공한 김정우(29·상주)를 비롯해 홍철(21·성남)이 포지션 파괴의 새로운 주자로 떠올랐다.

홍철은 3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안방경기에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쐐기 골을 터뜨려 2-0 승리에 앞장섰다. 성남은 홍철의 활약에 힘입어 K리그 1무 2패, 컵대회 1패를 포함해 5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라돈치치와 송호영, 남궁웅 등 공격 자원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왼쪽 수비수 홍철을 미드필드로 끌어올려 공격을 뒷받침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신 감독은 “홍철이 대학 시절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해 믿고 기용했는데 잘해주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홍철은 “감독님이 시키니 뛰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비가 더 좋다”고 말했다. 올림픽과 성인대표팀 수비수로도 활약하는 홍철은 “원래 포지션인 수비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 대표팀에서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정우도 “공격보다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편하다”고 늘 얘기한다. 하지만 이렇다 할 공격수가 없는 팀 사정상 매번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김정우는 2일 제주와의 방문경기에서도 2골을 넣어 4경기 연속 골과 함께 시즌 6골로 대전 박은호(본명 케리누 다 시우바 바그네르·4골)를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정우(사진), 임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photolim@donga.com
김정우(사진), 임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photolim@donga.com
김정우의 포지션 변경 성공은 최효진(28)의 변신과도 관련이 있다. 오른쪽 수비수에서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최효진이 중원에서 잘 받쳐주고 있어 김정우가 더욱 빛나게 됐다. 김정우는 2일에도 최효진의 슈팅이 수비벽을 맞고 흐르자 가볍게 받아 넣어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들 듀엣이 이끄는 상주는 2승 2무로 무패 행진을 하고 있다.

아직 활약은 미약하지만 수원 수비수 곽희주(30)는 공격수로 출전했고 서울 공격수 방승환(28)은 무너진 수비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중앙수비수로 변신하기도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