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득점에 수비도 척척… 삼성화재, 프로배구 챔프전 기선제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4일 03시 00분


‘대타’ 신으뜸 활약도 ‘으뜸’

삼성화재는 지난해까지 열린 6차례의 챔피언 결정전에 모두 진출해 4차례 우승했다. 실업 시절까지 포함하면 14차례 결승에 올라 12번 우승했다. 남들은 떨린다는 파이널 무대가 오히려 익숙하고 편하다.

삼성화재가 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 정규시즌 1위 대한항공에 3-1(22-25, 29-27, 25-14, 25-18)로 역전승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대한항공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온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의 경험을 당해내지 못했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20일 넘게 실전 경험이 없었다는 것도 독이 됐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내준 뒤 급격히 무너졌다. 반면 삼성화재 주포 가빈은 세트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했다. 1세트에서 50%에 그쳤던 가빈의 공격 성공률은 2세트 56%, 3세트 67%로 올라가더니 4세트에서는 88%까지 치솟았다.

46점을 퍼부은 가빈도 무서웠지만 프로 2년차 신으뜸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화재는 이길 수 없었을지 모른다. 플레이오프에서 손가락을 다친 박철우를 대신해 선발로 출전한 신으뜸은 고비마다 제 몫을 하며 9점을 보탰다.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도 돋보였다. 신치용 감독은 “단기전에서 전력은 중요하지 않다. 버티면 기회는 오기 마련이고 신으뜸이 잘 버텨줬다”고 말했다. 신으뜸은 “사흘 전부터 (고)희진이 형이 매일 백지에 ‘나는 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빽빽이 쓰라고 시켰다. 일종의 마인드 컨트롤인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2차전은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건설이 3-2(21-25, 12-25, 25-18, 26-24, 15-11)로 역전승을 거두고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용병 케니(17득점)가 다소 부진했지만 양효진(24득점), 황연주(21득점)의 토종 쌍포가 맹활약했다. 황연주는 “2세트 끝나고 분위기가 안 좋았는데 용병이 빠진 3세트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은 게 결국 흐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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