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믿기 힘든…전설의 기록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8일 2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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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태어난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공자는 30세를 이립(而立)이라 불렀다. 학문의 기초를 확립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프로야구는 지난 29년 동안 차근차근 기반을 다졌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록이 탄생했다. 이립을 맞은 프로야구의 기록을 돌아본다.

역사적인 프로야구 첫 경기는 1982년 3월 27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렸다. MBC와 삼성의 한 경기였다. 당시 6개 구단으로 출범했던 프로야구는 이제 9번째 구단 창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팀 당 80경기, 총 240경기였던 연간 경기 수는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로 늘었다.

첫해부터 프로야구는 값진 기록들을 쏟아냈다. 백인천(MBC) 감독 겸 선수가 기록한 타율 0.412는 지금까지 유일한 4할 타율이다. 투수 박철순(OB)이 세운 22연승(15선발승+7구원승)은 미국과 일본을 통틀어 단일 시즌 최다 연승으로 남아 있다.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은 이듬해 나왔다. '너구리' 장명부(삼미)는 1983년 역대 최다인 36차례 완투를 하며 30승(16패) 대기록을 작성했다.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한 시즌 최다승인 31승의 주인공은 최동원(롯데). 1984년 정규시즌 27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따내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요즘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역대 최단 시간 경기는 1985년에 나왔다. 9월 21일 롯데-청보 대결에서 임호균과 장명부가 각각 96구, 105구로 완투했고 1시간 33분 만에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반면 5시간 이상 걸린 경기는 2000년대 이후 쏟아져 나왔다. 역대 최장 시간 경기는 2009년 5월 21일 KIA-LG전으로 5시간 58분(연장 12회)이 걸렸다.

팀 최다 연승 기록은 2000년대 최강 팀 SK가 갖고 있다. 2009~2010년에 걸쳐 22연승을 거뒀다. 반면 최다 연패는 삼미가 1985년 기록한 18연패.

가장 많이 우승한 팀은 KIA다. 전신 해태를 포함해 10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삼성이 4회(1985년 통합 우승 포함)로 그 뒤를 잇는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 가장 많이 진출한 팀은 삼성이 12회로 가장 많다. KIA는 삼성보다 2차례 적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우승했다.

2003년 이승엽(삼성)의 아시아 최다 홈런(56개), 2010년 이대호(롯데)의 세계 최초 9경기 연속 홈런 등 29년 동안 풍성한 기록이 나왔다. 그러나 아직 한국 프로야구에서 나오지 않은 기록이 있다. 퍼펙트 경기다. 투수가 9이닝을 완투하며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투구. 메이저리그는 20차례, 일본 프로야구도 16차례 이 기록이 나왔지만 한국은 노히트노런만 10차례 나왔다. 그나마 2000년 송진우(한화) 이후로는 명맥이 끊겼다. 올해는 30년 만에 퍼펙트 경기 대기록을 볼 수 있을까.

이승건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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