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첫 1000승 신우철 조교사 “1000승, 아버지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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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7시 00분


조교사로 일하던 부친 근무중 심장마비
한국마사회 특채 제의로 아버지 뜻 이어

“현재 상승세라면 1300승도 노려볼 만”

한국 경마 사상 최초로 1000승의 위업을 달성 ‘명장’ 신우철 조교사.
한국 경마 사상 최초로 1000승의 위업을 달성 ‘명장’ 신우철 조교사.
‘명장’ 신우철 조교사(58)가 한국 경마 사상 최초로 10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신우철 조교사는 5일 열린 토요일 11경주에서 조경호 기수가 기승한 ‘터프윈’이 여유있게 낙승을 거둠에 따라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로 데뷔 28년째를 맞은 신우철 조교사는 1000승에 다다르기까지 독보적인 질주를 해왔다. 2위 하재흥 조교사(742승), 3위 김양선 조교사(736승)와도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마계에서는 조교사 정년(62세)을 고려할 때 앞으로 20년 이내에 신 조교사의 기록은 깨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신우철 조교사는 “1000승은 아버지가 이끈 귀중한 기록”이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신우철 조교사의 고향은 ‘마구간’이다. 신 조교사의 부친은 13세부터 활동을 한 기수였다. 신 조교사는 한국전쟁 때 상태가 좋은 경주마들이 모두 군마로 징발되자 남은 말들을 모아 간신히 경마의 명맥을 유지하던 서울 신설동 경마장의 마구간 숙소에서 태어났다. 신 조교사는 부친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마구간을 드나들었고 경주마를 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기수 은퇴 후 조교사로 일하던 부친은 1978년 겨울, 경마장에서 말을 훈련시키던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마사회는 고인의 공로를 기리는 의미에서 아들에게 특채를 제의했다. 신우철 조교사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에 고민 없이 기수양성학교에 들어가 교관이 됐다”고 말했다.

신우철 조교사는 데뷔 이후 기복 없이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1983년 조교사로 데뷔한 이래 연간 약 267회 경주에 출주해 평균 36승을 거뒀다. 서울경마공원 조교사 54명 중 대부분이 연간 30승을 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대단한 기록이다.

신우철 조교사는 2001년 4월 현역 최초로 600승의 고지를 달성한 이래 계속 선두를 달려 왔다. 2010년에는 박대흥 조교사가 기록한 연간 최다승인 62승을 5년 만에 경신하며 64승을 거뒀다.

통산 승수와 승률은 물론 최근 1년간의 성적에서도 신우철 조교사의 성적은 압도적이다. 승률 21.8%, 복승률 35.7%를 기록하며 경쟁 조교사들의 추격을 불허하고 있다.

신우철 조교사가 정년까지 5년을 더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치상 1200승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상승세라면 1300승도 노려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그에게 1000승은 도착지가 아니라, 또 다른 목적지를 향한 기항지일지 모른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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