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경문의 아이들’ 올해도 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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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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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 김현수-정수빈 - 양의지 이어 ‘7년 무명’ 투수 노경은 점찍어

“어, 이놈 봐라.”

이렇게 프로야구 두산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선수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느낌이 꽂힌 이들에겐 충분히 기회를 준다. 몇 해 전부터 두산에선 매년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가 꾸준히 나왔다. 일명 김경문식 ‘화수분 야구’다. 이종욱(2006년)과 김현수(2007년)가 대표적이다. 2009년의 신데렐라는 정수빈이었다. 지난해엔 포수 양의지와 외야수 이성열이 스타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만년 유망주 투수 노경은(27)이 주목받고 있다.

○ 삭발로 감독 눈에 띄어

성남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불린 노경은은 2003년 1차 지명으로 계약금 3억5000만 원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제자리를 잡지 못했고 잔부상을 달고 살았다. 올해 일본 전지훈련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선수 생명의 위기 속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일본 출발 하루 전 삭발을 하고 나타난 그를 김 감독이 눈여겨봤다. 때마침 박정배의 부상으로 한 자리가 비었다. 노경은은 막차로 일본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노경은은 “(2군 훈련장인) 이천에서 열심히 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삭발을 했는데 그걸 감독님이 유심히 보신 것 같다.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에서 그는 예전과 달라진 투수가 됐다. 4경기에 등판해 1승에 평균자책 1.50을 기록했다. 2월 23일 요미우리 2군과의 경기에선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6일 자체 청백전에서는 4회 등판해 김현수-김동주-최준석 등 클린업트리오를 모두 범타로 막았다.

○ 야구에 대한 간절함-열정 불태워

김 감독에게 왜 노경은을 점찍었냐고 물었더니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역대 김 감독이 기회를 준 선수들 역시 야구에 배고픈 선수들이었다.

이종욱은 현대에서 방출됐고 김현수 역시 지명을 받지 못한 신고 선수였다. 지난해 양의지 역시 시즌 초반 2군으로 내려가기 전 마지막 1군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면서 주전으로 발탁됐다. 김 감독은 “경은이나 의지처럼 오랜 기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불태우는 선수가 커 올라올수록 팀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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