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활약서 엇갈린 희비

  • Array
  • 입력 2011년 3월 7일 07시 00분


■ 서울-수원 라이벌전 승부처

수원 게인리히·오장은 연속골 활약
서울 몰리나 성남시절 위력 못보여

이적생들의 활약에서 K리그 최대 빅뱅의 명암이 엇갈렸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2011시즌 개막전. 수원은 비교적 좋은 조직력 속에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했지만 서울은 그렇지 못했다.

양 팀 면면은 모두 화려했다.

서울은 제파로프를 완전 영입했고, 성남을 아시아 최강으로 이끈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를 데려와 전력 증대에 방점을 찍었다. 데얀-이승렬과 함께 4명이 이룬 공격 라인은 ‘F4'로 불릴 정도로 많은 기대감을 던져줬다.

수원은 어땠을까. 이름값으로는 최고 수준이었다. 이적생인 골키퍼 정성룡을 비롯해 최성국 오장은 이용래 오범석 등이 죄다 투입됐다. 최전방 게인리히도 우즈베키스탄 영웅이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멤버들만 보면 수원은 거의 국가대표급”이라며 환상의 조합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사실 ‘국가대표급’이란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명성에 걸맞지 않게 조직력이 자칫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반면, 수원은 호주 시드니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겨 불안감을 드리웠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수원은 ‘서 말의 구슬을’ 잘 꿰었다. 특히 중원을 맡은 오장은과 이용래가 전방 돌파를 책임진 최성국과 게인리히의 뒤를 잘 받쳤다. 서울은 중원 대결에서 무너졌다. 고요한과 최현태는 분전했지만 수원이 보다 안정감을 줬다. 더욱이 게인리히와 오장은이 한 골씩 넣었고, 최성국도 도움 1개를 했다.

이에 반해 몰리나는 성남 시절보다 훨씬 부족한 경기력을 보였다.

양 팀 사령탑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조직력은 K리그에서 문제없다. 이적생들의 적응도 빠르고 정신력도 뛰어나다. 점수를 준다면 최소 80∼90점 이상은 주고 싶다”며 칭찬했다.

서울 황보관 감독은 “몰리나와 데얀의 호흡이 좀 더 좋아져야 한다. 전체적으로 세밀함에서 수원이 우리보다 좋았다”고 했다.

수원으로선 값진 승점 3점과 함께 조직력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