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리그 숨은재미찾기] 레알 수원, 대전에만 가면 모래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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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4일 07시 00분


5.천적&징크스

대전시티즌 대 수원삼성 경기. 사진제공=대전시티즌
대전시티즌 대 수원삼성 경기. 사진제공=대전시티즌
징크스(Jinx). 인간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뜻하는 용어로, 주로 부정적일 때 쓰이고 있다. 프로스포츠에도 징크스는 널려있다. 실력 외적 변수가 작용해 예상이 번번이 어긋나곤 한다.

상대적인 약체가 강호들을 잡는 이변이 있어 흥미를 더하긴 해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저 헛기침 밖에 나오지 않는 최악의 심정일 터.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과 천적 관계를 토대로 K리그의 대표적인 징크스들을 정리했다.

수원, 대전 원정 최근 12경기 8무4패
작년 11월 통한의 무승부 PO 좌절도

○대전, 수원에는 안 져!

대전시티즌은 유독 수원 삼성에 강했다. 아무리 안 풀리고, 지독하리만치 어려운 상황에 놓였어도 대전은 수원만 만나면 없던 힘까지 쥐어짜냈다. K리그 관계자들이 최고로 꼽는 징크스가 바로 수원의 ‘대전 징크스’다.

얘기는 간단하다. ‘홈에서는 수원에 결코 질 수 없다’가 전부. 2003년 5월 4일 대전은 홈에서 수원을 2-0으로 꺾은 이후 지난 시즌까지 12차례 격전에서 4승8무의 전적을 올렸다.

역대 사령탑들은 물론,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지휘봉을 잡은 윤성효 감독마저 이를 깨지 못했다. 수원은 지난 해 11월 3일 대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둬 6강 진출에 실패해 두 배의 아쉬움을 겪었다.

대전의 수원과의 홈경기 중 하이라이트는 2007시즌 정규리그 최종전.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인 대전은 1-0 승리를 거둬 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8년 당시에도 대전은 리그 11연승을 달렸던 수원을 홈에서 1-0으로 제압, 연승행진을 막았다.

대전 왕선재 감독은 “남들은 수원을 피하려 하지만 우린 수원만 만나면 나쁜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디펜딩 챔프 서울도 부산 원정 악몽
고비마다 발목…최근 7G 연속 무승

○ 서울, 부산만 만나면…


‘디펜딩 챔피언’ FC서울도 피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 바로 부산 아이파크다.

서울은 부산 원정만 떠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 작년 5월 2일 부산 원정에서 서울은 0-3으로 졌다. 7월에는 FA컵 16강전에서 만나 역시 1-2로 무릎을 꿇었다.

부산과의 악연은 2006년 10월부터 시작됐다. 2009년에도 부산과 어렵사리 2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서울은 2008시즌을 되돌아보면 최악이다. 2008년 11월 2일 서울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부산의 고춧가루에 혼쭐이 났다.

그러나 서울이 무조건 부산이 싫은 것은 아니다. 좋은 추억도 많다. 서울이 부산 원정에서 ‘별 볼일 없는’ 팀이 되듯, 부산도 서울 나들이를 오면 번번이 매를 맞았다. 작년 10월31일 서울은 부산과의 2002년 9월 이후 12경기에서 9승3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서울 수석코치 출신 안익수 감독이 올 시즌 부산 사령탑으로 올라있어 흥미는 더하다.

창단 3시즌 째를 맞은 강원FC에도 지긋지긋한 징크스가 있다. 한 번도 경남FC와 부산을 상대로 승점 3을 딴 기억이 없다. 경남전 1무4패, 부산전 2무2패로 절대 열세다.

순위 싸움도 재미있다. 정규리그 2위는 챔프전을 통한 왕좌에 등극하지 못했다. 작년 제주 역시 이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울산 송종국 발톱 짧게 깎아야 안정
대전 최은성 “내 GK장갑 만지지 마”

○ 선수들의 징크스


선수들도 징크스를 갖고 있다.

울산 송종국은 무조건 잠을 푹 잔 뒤 발톱을 아주 짧게 잘라야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고 믿고, 대전 골키퍼 최은성은 자신의 장갑을 경기 전 절대 만질 수 없게 한다. 대부분 골키퍼들은 제 장갑을 누군가 만지는 걸 부정 탄다며 극히 꺼린다.

서울 현영민은 1분 단위까지 시간을 쪼개 철저히 지키고, 이승렬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면 ‘승리’를 염원하는 뜻에서 ‘승’을 축구화에 새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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