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바레인전 깜짝 2골 구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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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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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호 신형 비밀병기… 감춰뒀던 킬러본능 폭발

첫 골 환호 구자철(오른쪽)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1일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선제골을 성공한 뒤 이청용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구자철. 도하=연합뉴스
첫 골 환호 구자철(오른쪽)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1일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선제골을 성공한 뒤 이청용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구자철. 도하=연합뉴스
지금 같아선 박주영(모나코)의 부상 공백을 오히려 반겨야 할 것 같다. 아시안컵에서 원래 박주영에게 맡기려 했던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를 꿰찬 구자철(22·제주)이 11일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두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날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구자철은 지동원(20·전남)의 뒤를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전반 40분과 후반 7분 연속 골을 터뜨렸다.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독일, 일본 등 외국 기자들로부터 집중 취재 대상이 됐지만 구자철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좋은 선수들이 잘 받쳐준 덕분”이라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2009년까지만 해도 유망주에 불과했던 그는 지난해 갑작스럽게 꽃을 피운 데 이어 올해도 자신의 해로 만들 기세다. 능력이 있으면서도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구자철의 진가는 올림픽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먼저 알아봤다. 홍 감독은 그에게 2009년부터 줄곧 올림픽대표팀 주장 자리를 맡겼다.

지난해엔 소속팀 제주에서 박경훈 감독을 만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감독님에게서 끝없이 칭찬을 들으며 자신감을 키웠다”는 그는 지난해 30경기에서 K리그 최다인 12개의 도움에 5골을 성공시키며 만년 하위 팀 제주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성인대표팀에서도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른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3분 기성용(셀틱) 대신 교체 투입돼 맹활약을 펼치며 조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가 들어가면서 한국은 중원을 장악할 수 있었고 결국 1-0으로 승리했다.

조 감독은 이후 수비형 미드필더인 그를 과감히 공격의 핵심 자리에 앉혔다. 그에게 맡겨진 처진 스트라이커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조광래식 축구에서 공격 라인 전체를 조율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 구자철은 바레인전에서 반 박자 빠른 패스와 슈팅,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이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구자철은 “(박)지성이 형, (기)성용, (이)청용과 그라운드에서 계속 얘기를 나누며 서로 움직임을 맞췄다. 두 골 모두 좋은 선수들이 나를 받쳐준 덕분이다. 특히 두 번째 골은 (차)두리 형 골로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내 발 앞으로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넣은 두 골은 사실 그가 각각 기성용과 차두리(셀틱)의 슛 동작을 보고 공이 골키퍼나 수비를 맞고 튀어나올 수 있는 다음 상황을 예측해 대비한 덕분에 슛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도하=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내가 본 구자철::

조광래 대표팀 감독=어느 포지션에서도 자기 플레이를 할 줄 안다.

박지성=동료들과의 호흡이 좋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이청용=포지션 이해력이 뛰어나다. 함께 뛰면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온다.

기성용=공격 움직임이 좋고 골 결정력도 뛰어나다.

박경훈 제주 감독=슈팅 타이밍이 빠르고 공간을 만드는 법을 안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경기장 안팎에서 리더십이 뛰어나다.

데얀=유럽 빅 리그에서 통할 몇 안 되는 K리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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