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롯데 vs 이대호 ‘연봉 자존심 잣대’… “승엽 정도면” vs “승엽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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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1일 07시 00분


훈련은 시작했지만… 롯데는 10일 2011시즌 첫 공식훈련을 했다. 양승호 감독은 “아픈 선수는 전훈에 데려가지 않겠다”며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로이스터 시절 주전을 확약 받았던 선수들도 이제는 안심할 수 없다. 그러나 간판타자 이대호와 롯데의 
연봉협상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날 연봉조정신청으로 치닫게 됐다. 10일 열린 롯데자이언츠 첫 훈련. 사진제공 | 롯데자이언츠
훈련은 시작했지만… 롯데는 10일 2011시즌 첫 공식훈련을 했다. 양승호 감독은 “아픈 선수는 전훈에 데려가지 않겠다”며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로이스터 시절 주전을 확약 받았던 선수들도 이제는 안심할 수 없다. 그러나 간판타자 이대호와 롯데의 연봉협상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날 연봉조정신청으로 치닫게 됐다. 10일 열린 롯데자이언츠 첫 훈련. 사진제공 | 롯데자이언츠
▶구단, 왜 6억3000만원인가

삼성, 이승엽이 FA 앞두고 받았던 연봉
국민타자 대접…이대호 자존심 살렸다
▶이대호, 왜 7억원인가

승엽형 8년전 몸값…연차도 내가 높아
최고 연봉만이 7관왕 자존심 세우는 것
롯데의 동계훈련 첫날인 10일 낮 12시께.이대호(사진)는 양승호 감독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다. “연봉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송구스럽다”는 말과 함께 “자칫하면 야수조 전지훈련 출발(20일)에 맞추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먼저 양해를 구했다.

오후에 구단과 3차 연봉협상이 예정돼 있었지만 자신의 기대치인 7억원에 사인을 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미리 짐작한 듯 했다. 이미 7억원 미만에는 사인을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 섰기 때문이었다.

○이대호 “내 자존심은 최고 연봉으로 보답”

조정신청 마감시한을 한 시간도 채 남기지 않고 배재후 단장, 조현봉 운영팀장과 다시 만났지만 예상대로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대호는 “프로 선수는 연봉으로 말하는 것”이라며 “구단이 (이)승엽이 형 연봉(2003년 6억3000만원)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그건 벌써 8년 전의 금액이다”고 받아들일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타격 7관왕이란 타이틀도 있고, 9년차였던 승엽 형과 달리 나는 올해면 11년차가 된다”고도 했다. 2007년 이후 4년 동안 3억원대에 머문 연봉에 대한 보상심리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이대호가 초강경 자세로 연봉조정신청 권리까지 행사한 데에는 지난해 연봉협상과정에서 빚어졌던 서운함도 배어있다.

2009년 3억6000만원을 받았던 이대호는 지난해 이맘 때 당초 3000만원 삭감안을 통보받았지만 ‘전경기 출장에 100타점을 올린 타자의 연봉을 깎느냐’는 여론을 등에 업고 결국 3000만원 인상된 3억90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첫 타격부문 7관왕에 9연속경기홈런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이대호는 처음부터 이승엽의 2003년 연봉이 아닌 ‘최고연봉’을 자존심의 잣대로 삼았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프로야구 최고연봉은 7억원을 받은 두산 김동주였다.

FA를 앞두고 그동안 연봉이 가장 많이 오른 선수는 이승엽이 아닌 심정수였다. 2004년 FA 시즌을 앞두고 심정수는 3억1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이 오른 6억원을 받았다.

○구단, “이대호 자존심 세워주려 했다”

배 단장은 “이대호의 자존심도 고려했다. 아울러 다른 선수들의 사기도 고려해야 했다”고 했다. 2차 협상부터 이대호가 요구했던 7억원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말이다.

배 단장은 “국민타자로 불렸던 이승엽이 FA를 앞두고 4억1000만원에서 6억3000만원으로 올랐다”면서 “6억3000만원은 이제 이대호에게 국민타자와 같다는 자존심을 배려한 것이다.

아울러 2억4000만원 인상은 구단 역대 최다인상액이다. 당시 이승엽은 2억2000만원이 오른 것이지만, 이대호에게 6억3000만원을 준다면 이는 이승엽보다 2000만원 더 많은 2억4000만원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도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FA 권리 행사를 앞두고 ‘FA 프리미엄’을 적용했고, 이승엽에 비해 인상률이나 인상금액이 더 많다는 주장이다. 배 단장은 또 “2억4000만원 인상금액만 놓고 봤을 때도, 우리 구단 내 연봉 2위 선수도 못 받는 금액”이라고 설명한 뒤 “다른 선수들의 사기 문제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극적인 타결 가능성은?

양측 주장을 들어보면 ‘자존심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의 차이에 있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상, 양측이 극적인 타결점을 찾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대호가 “1000∼2000만원 더 받겠다고 조정신청을 한 게 아니다. 자존심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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