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천 “이종욱처럼…독기 품고 뛰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7시 00분


2년만에 컴백…고참급 좌완 투지 활활…“보직 상관없이 내년 팀 우승 보탬될 것”

“(이)종욱이는 마치 독약 먹고 뛰는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독기를 품고 뛰겠다.”

일본 야쿠르트에서 두산으로 복귀한 이혜천(31)이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2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영웅심보다는 투지 있게 던져서 팀이 우승하는데 보탬이 되겠다”며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천은 2009년 야쿠르트에 입단했지만 2년간 61경기에서 1승2패1세이브, 방어율 4.12의 저조한 성적을 남기고 한국무대로 돌아왔다. 1년간 총 11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3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에 사인하고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까지 소화할 수 있는 좌완 스윙맨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그 역시도 책임이 무겁다. 비단 성적뿐 아니라 고참급 선수로서 김선우와 함께 투수조를 이끌어야 한다.

그는 “일본에 있는 2년 동안 동영상을 통해 두산 선수들의 경기를 자주 봤는데 좌절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더라. 만루에서 삼진 당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은 감독님이 가장 싫어하는 모습이다. 나도 일본에서 안타 맞으면 ‘2군에서 잘하자’ 그렇게 생각했다. 자포자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스스로도 긴장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이혜천은 “보직은 감독님이 정하는 거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던질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게 내 일”이라며 “일본 선수들은 맞히려고 던지면 부상이 두려워 다 피한다.

일본에서 예전에 타구를 손으로 잡은 적이 있는데 구단에서 바로 바꾸려고 하더라. 뼈가 부러지지 않는 이상 던져야하는 것 아닌가. 종욱이가 독기 품고 뛰는 모습을 보고 많이 느꼈다. 나 역시도 ‘이 선수는 오기가 있다’는 소리를 듣도록 열심히 뛰겠다”며 이를 앙다물었다.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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