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가끔 마운드에 서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다른 이들이 다치지 않고 야구를 오래 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자 프로 골퍼 한희원(32)의 남편인 손혁(37·사진)이 ‘새로운 세대를 위한 투수 교과서’를 펴냈다. 부제는 ‘마흔 살까지 150km/h를 던지는 메이저리거들의 비결’.
박찬호와 공주고 동기인 그는 1996년 2차 지명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1998년부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지만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내리막길을 걷다 2004년 두산에서 은퇴했다.
“그해 재활을 위해 미국에 갔다 내셔널피칭협회(NPA)를 만든 투수 이론가 톰 하우스를 만났어요. ‘재활보다 다치지 않고 운동하는 법을 익혀라’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죠. 하우스의 조언대로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2007년 트리플A에서 선수 생활을 재개했는데 국내에서 얻은 부상이 도져 결국 포기했습니다.”
손혁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투구 이론을 공부했다. 이번에 펴낸 책은 4년 노력의 결실이다. 하우스가 기꺼이 감수를 맡았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그 경험을 누구나 알 수 있게 설명해 놓은 책의 필요성을 절감했어요. 초등학생부터 사회인 야구를 하는 분들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사진을 많이 썼습니다.”
그는 2008년 말∼2009년 초에 걸쳐 한화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다.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기간도 짧았고 저도 미국 야구를 접목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죠. 아팠던 선수가 없었고 요즘에도 조언을 구하는 후배가 많다는 점은 위안이지만 되레 제가 많이 배운 것 같아 더 죄송해요.”
그는 한국과 미국 야구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일단은 리틀 야구 캠프를 시작으로 교류의 폭을 넓혀가는 게 목표다.
“저처럼 부상으로 하고 싶은 야구를 포기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쳤던 선수, 부상으로 은퇴했던 선수들이 연락하면 언제라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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