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청도 “팀 해체”… 시련의 우생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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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건설-용인시청 이어 3번째 여자 실업핸드볼 6개팀만 남아

지난달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6연패에 실패한 한국 여자 핸드볼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실업 최강 벽산건설과 용인시청에 이어 정읍시청까지 팀 해체를 선언했다.

정읍시는 “재정난으로 더는 팀을 운영하기 힘들다. 검도팀과 여자 핸드볼팀을 해체한다”고 밝히고 1일 선수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정읍시는 시의회가 재정난 개선을 위해 의결한 조례에 따라 핸드볼과 검도 중 하나만 정리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직원이 1000명 이상인 공공기관은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한 종목 이상의 팀을 운영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읍시는 전북도 내에서 부채가 가장 많다는 이유 등을 들어 결국 둘 다 해체했다.

특히 정읍시청팀은 지난달 6명의 고교 졸업 예정 선수로부터 입단 전 절차인 이적 동의서까지 받은 상태여서 어린 선수들이 받는 충격은 더 크다. 고교 졸업 예정 선수들은 팀 해체 선언 전까지 훈련에도 참가해 왔다. 이로써 2008년 9월 창단돼 2년간 한솥밥을 먹어 온 정읍시청 선수들은 당장 갈 곳이 없게 됐다.

이에 앞서 벽산건설은 10월 열린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해체됐고 용인시청도 팀을 해체하기로 했다. 벽산건설은 임영철 감독이 나서서 인수 기업을 물색 중이지만 선뜻 나서는 곳이 없어 우선 인천시체육회에 이름을 올려놨다. 용인시는 경기도체육회가 팀 운영 예산의 절반을 지원해 준다면 핸드볼팀을 계속 운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경기도체육회는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 때문에 지원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벽산건설과 용인시청 선수들이 끝내 새 둥지를 찾지 못하면 국내 여자 실업팀은 6개만 남게 된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도 인수 기업을 찾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며 “아시아경기에서 여자 대표팀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기업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분위기여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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