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스타] “30홈런·100타점…거포는 나의 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2월 1일 07시 00분


AG 결승전서 홈런 2방 … 금메달 일등공신…매년 20홈런 이상 거뜬한 넥센 4번타자 재목

넥센 강정호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를 꿈꾼다. 김재박∼류중일∼이종범∼유지현∼박진만∼손시헌으로 이어져 온 최고 유격수 가운데 가장 강한 타자로 기억되는 게 꿈이다. 그는 통산 200홈런과 유격수 부문 최다골든글러브 수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정호는 해마다 20홈런과 80타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타자다. 이미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대만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자신의 가치를 마음껏 과시했다. 풀타임 유격수 2년차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산 손시헌과 골든글러브를 다툴 만큼 수비력도 빼어나다.

아시안게임 이후 강정호의 가치는 치솟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해마다 20홈런을 칠 수 있는 유격수는 흔치 않다. 강정호는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내년에는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역사상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를 꿈꾸는 강정호의 힘찬 도전이 시작됐다.

○내년 목표 25홈런 90타점, 꿈은 30홈런 100타점

올해 강정호는 데뷔 5년만에 처음 3할을 쳤다. 135안타를 기록하며 0.301로 타격 17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올해 자신의 성적에 불만이 많다. 홈런과 타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5월 중순경에 오른쪽 손목을 다쳤어요. 장타를 포기하고 3할에 포커스를 맞췄죠.”

올해 25홈런과 90타점을 노렸지만 12홈런과 58타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손목부상과 함께 체중을 늘린게 역효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체중을 5kg 늘려 몸무게를 88kg으로 만들었는데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부자연스러웠다. 강정호는 내년 시즌 목표를 다시 25홈런과 90타점으로 잡았다.

2009년 세웠던 23홈런, 81타점을 뛰어 넘어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해마다 꾸준하게 20홈런 이상 쳐내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유격수 가운데 최초로 30홈런과 100타점도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넥센 4번타자는 강정호

2011년 넥센의 4번타자는 강정호와 용병 코리 알드리지 가운데 한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강정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번타자로 충분한 장타력을 선보여 김시진 감독이 차세대 4번타자로 키울 가능성이 크다. 올시즌 강정호는 4번타자로 8경기에 출장했다.

31타수 4안타 타율 0.129로 부진했고 삼진을 11개나 당했다. “상대 유인구를 참지 못하고 너무 조급하게 스윙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광주일고와 청소년대표팀에서 줄곧 4번을 쳤기 때문에 4번타순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했다.

이명수 타격코치는 “정호는 굉장히 좋은 스윙을 갖고 있다. 4번타자로 충분한 능력이 있고 25개 홈런도 충분하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넥센의 2011년 4번타자로 주목받고 있는 강정호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주자에 따라 스텝으로 수비스피드 조절 해봐”
‘유격수 전설’ 류중일코치 충고에 값진 깨달음


○스텝을 하면서 공을 던져라

강정호는 수비동작이 상당히 빠르다. 웬만한 내야땅볼을 처리할 때 그의 손놀림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걸음이 느린 타자주자는 1루 반도 못가서 아웃되는 경우도 있다. 아시안게임 때 류중일 코치는 그런 강정호에게 “스텝을 하면서 송구하라”고 주문했다.

항상 빠른 플레이만 하는 강정호에게 주자의 능력을 보면서 때로는 느린 플레이도 하라고 지도했다. 강정호는 올해 23개의 실책을 했다. 송구실책보다는 대부분이 공을 잡는 과정에서 나왔다. 빠르게 잡고, 빠르게 글러브에서 공을 빼고, 빠르게 던지려는 습관 때문에 실책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해라. 화려함보다는 안정감이 더 중요하다. 여유가 있을 때는 천천히 플레이를 해라.”강정호는 최고 유격수 가운데 한명이었던 류중일 코치에게 평범하지만 큰 배움을 얻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


“기회가 온다면 일본이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습니다.”강정호는 FA가 되고 해외진출 기회가 오면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야구선수에게 메이저리그는 최고의 무대잖아요. 일본 내야수들도 가는데 우리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본 지바롯데의 유격수 니시오카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04년 세이부 라이언스의 마쓰이 가즈오가 일본 내야수로는 처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니시오카까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일본 내야수(유격수,2루수)는 모두 5명이다.

강정호는 아시안게임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는 공수에서 지금보다 더욱 발전할 선수다.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혜택을 받았고 20대후반 절정기 때 해외진출 기회를 잡게 된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프로야구 출신 최초의 내야수 강정호!’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처음 받아보는 아버지의 칭찬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강정호는 아버지로부터 태어나서 처음 “잘했다”는 칭찬을 받았다. 아버지 강성수 씨는 항상 아들에게 “자만하지 말고 노력해라”라는 말씀만 하셨다고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아버지는 항상 새벽 일찍 출근하시고 밤늦게 돌아오셨죠. 하시던 건축업이 잘 안돼서 잠도 안주무시고 일에 전념하셨어요.”

학창시절 강정호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더욱 더 훈련에 전념했다고 한다. 강정호는 시즌 초반 성적이 너무 나빠 내심 아시안게임 대표를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 강정호에게 “포기는 안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며 용기를 준 것도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가르침이 저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버지!”

한국시리즈 MVP·최다 황금장갑 야심찬 도전
“기회 온다면 한국인 첫 ML 내야수 되고싶다”

○한국시리즈 MVP와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꼭 한 번 한국시리즈 MVP가 되고 싶습니다.”“통산 200홈런을 치고 유격수 가운데 역대 최다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가 되겠습니다.”강정호는 목표를 높고 크게 갖고 있는 선수다. 강정호가 한해 평균 20홈런을 친다면 그는 30대 초반에 200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40세까지 뛸 기회가 생긴다면 통산 300홈런도 노려볼 수 있다. 유격수 가운데 역대최다골든글러브는 김재박과 박진만이 갖고있는 5회 수상이다. 강정호는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두산 손시헌과 골든글러브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해 37표차로 손시헌에게 골든글러브를 내줬다. 올해 강정호가 생애 첫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강정호 시대가 좀 더 빨리 올지도 모른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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