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중국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김정우-박주영-조영철 릴레이 환상골
홍명보호 일방적 공격속 8강 진출 순항

한국 축구가 고비 하나를 잘 넘기고 24년 만의 아시아경기 우승을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5일 광저우 중심부의 톈허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개최국 중국과의 16강전에서 전반 20분 김정우(상무)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박주영(모나코), 조영철(니가타)이 연속 골을 폭발시켜 3-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19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카타르를 1-0으로 꺾은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을 치른다.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0-3으로 진 전력으로 볼 때 한국이 두려워할 상대는 아니었다. 올림픽 대표팀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7승 1무로 우위. 하지만 홈 텃세와 중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분위기가 문제였다. 6만 명을 수용하는 톈허 경기장은 전반이 끝날 때쯤 가득 차 약 4만 명이 입장했던 중국과 일본의 조별리그 경기를 능가했다.

박주영과 지동원(전남) 투 톱을 앞세운 한국은 초반부터 중국을 몰아붙였고 전반 9분 위협적인 첫 슛을 날렸다. 윤석영(전남)의 대각선 크로스를 김보경(오이타)이 반대편에서 몸을 날려 헤딩했고 이를 중국 골키퍼 장스창이 간신히 쳐낸 것. 다시 얻은 찬스는 기어이 골로 연결했다. 전반 20분 미드필드에서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조영철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반대편으로 차줬고 이를 김정우가 달려들며 왼발을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 골에 자극을 받은 중국의 거센 반격을 받아 전반 28분 무레헤마이티장 모자파에게 거의 들어갈 뻔한 헤딩슛을 내주기도 했다. 전반 33분에는 박주영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올렸는데 슛을 했다는 이유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관중석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전반 40분쯤 중국 관중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이 주도권을 오래 쥐도록 놔두지 않았다. 후반 5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박주영이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13분에는 지동원이 페널티 박스 왼쪽을 뚫은 뒤 찔러준 땅볼 크로스를 조영철이 골로 연결했다. 스코어가 3-0으로 벌어지자 중국 관중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남아 있는 관중들은 한국을 응원하기도 했다. 이날 광저우의 심장부는 한국 축구가 지배했다.

광저우=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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