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현장출동] 1000명 열띤 응원…U리그에 반했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1월 6일 07시 00분


■ 싱그러운 캠퍼스 열전…U리그 왕중왕전

‘최강 경희’ ‘연대 최고’ 응원전 후끈
가수공연 경품 내걸고 분위기 돋워
김신철 결승골…연세대 우승컵 환호
대학연맹 선수차출·무관심 ‘옥에 티’

경희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2010 olleh KT 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이 5일 경희대 용인 국제캠퍼스 운동장에서 벌어졌다. 오랜만에 찾은 대학 캠퍼스는 싱그러웠다.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은 역시 발랄했다. 강추위가 물러가고 날씨까지 따뜻해져 축구를 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선수들의 플레이는 프로보다 세련된 맛은 없었지만 열정적이고 진지했다.

● 열정적 응원

홈팀 경희대와 축구협회는 결승전 흥행을 위해 만전을 기했다. 경기 전 경희대 체육대학 학생회장과 응원단장이 단상에 나와 분위기를 띄웠다. 경희대는 현재 포스트모던음악학과에 재학 중인 가수 김연지가 속해 있는 그룹 씨야를 초청해 하프타임 때 축하공연을 가졌다.

후원사 KT에서 아이폰 1대를 경품으로 내걸었고 축구협회 역시 대표팀 유니폼 10벌, 사인볼 50개, 머플러 100개를 내놨다.

본부석 맞은편 관중석에 자리 잡은 1000여명의 양교 응원단은 90분 내내 ‘최강 경희’와 ‘연대 최고’를 외쳤다. 후반 34분, 연세대 김신철(20)의 골이 터지자 경희대 학생들이 일순간 침묵에 빠져 들었다. 종료 5분 전, 경희대 박수창(21)이 골문 앞에서 날린 슛이 골대를 넘어가자 경희대 응원단에서 일제히 탄식이 흘러 나왔다.

결국 연세대가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결승골의 주인공 김신철은 다름 아닌 인천 유나이티드 김봉길 수석코치의 아들. 김 코치는 “지도자가 아닌 아버지의 심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며 흐뭇해했다.

비즈니스를 위해 이곳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K리그 스카우트와 코칭스태프들이다. 이날 양 교 선수들 중 11명(연세 6, 경희 5)이 내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 신청자다. 경희대 수비수 김진환(21)과 연세대 공격수 김동희(21) 등이 대어로 꼽힌다.

● 대학연맹 무관심

그러나 ‘옥에 티’도 있었다. 대학축구 최고의 축제에 정작 대학축구연맹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 대학선발팀은 현재 베트남에서 열리고 있는 2010 VFF컵에 참가 중이다. 대학연맹 변석화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 모두 그곳에 갔다. 대학연맹에서는 고재욱 부회장만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더구나 경희대는 주축선수 정우영(21)이 대학선발팀에 뽑혀 공백이 생기는 바람에 전력에 큰 차질을 빚기까지 했다.

VFF컵이 얼마나 중요하고 비중이 큰 대회 길래 U리그 결승 일정과 이렇게 겹쳐야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연맹의 세심하지 못한 일처리가 아쉽다. 물론 U리그 주최는 대학연맹이 아닌 협회다. 그러나 자신들이 주최가 아니라고 해서 소속 선수들의 큰 축제에 아예 관심도 없는 듯한 대학연맹의 행태는 두고두고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용인|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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