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판도 흔들 황선홍 감독의 거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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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5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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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했다. 허나 결과는 또 한 번의 준우승. 작년 컵 대회 결승에서 포항에 패한 부산은 올 시즌 FA컵 정상 문턱에서 수원에 무너졌다.

한껏 기대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도 따지 못했다. 유독 아쉬웠다.

결승을 앞두고 부산은 ‘여러분, 힘내세요’로 모토를 정했다. 킥오프 직전, 부산은 라커룸에서 선수단에 관련 영상을 보여줬다. 약 5분간의 동영상. 여기서 선수들의 가족들은 ‘여보, 힘내’ ‘아빠, 뭔가 보여 주세요’ 등등 따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은 FA컵 결승에서 수원에 졌다.

부산 프런트가 이를 선수단에 보여준 까닭은 전력 외적인 힘을 불어넣기 위함이었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서른 살을 훌쩍 넘긴 선수들에게 특별한 것을 채워 넣기 위해 비슷한 영상을 틀어준 바 있고, 충분한 효과를 채워갔다.

반면, 부산에는 없었다.

더욱 아팠던 것은 부산 황선홍 감독이 친정 팀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문이 거듭 나돌았던 탓이었다.

부산은 올해 K리그 정규시즌 전반기까지 6승을 챙겼으나 2010남아공월드컵 휴식기 이후 1승 밖에 올리지 못했다.

갑작스런 부진이 황 감독이 팀을 옮긴다는 얘기와 궤를 함께 했단 사실이 훨씬 뼈아팠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

황 감독도, 부산 안병모 단장도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까지 전반적 분위기를 살필 때 다음 시즌까지 황 감독이 부산을 이끌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더불어 포항에는 ‘사전 접촉’ 의혹도 제기된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규정과 규제 방법은 차치하고도 공정한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것은 자명하다. 도덕적으로도 인정받기 어렵다.

2% 부족함을 다시금 맛본 부산. 설사 새로운 사령탑이 왔을 때에도 적응기와 발전 기간을 포함해 최소 두 시즌 정도는 포기해야 한다는 부정적 시선이 주를 이룬다.

명가 재건을 목표로 한 부산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내년 K리그 사령탑 판도 중심에 선 부산과 황 감독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부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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