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라톤 10년 연속 풀코스 참가 오규열 씨…“경주대회는 내 마라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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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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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km 달려 출퇴근 자동차 타면 멀미해요”

“제 인생의 만병통치약입니다.”

동아일보 2010 경주국제마라톤(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 마스터스 풀코스에 10년 연속 출전하는 오규열 씨(56)는 마라톤을 이렇게 정의했다. 허리와 다리 통증, 가정불화 등 인생의 고비마다 오 씨를 지켜준 유일한 버팀목이 바로 마라톤이었다.

마라톤에 뛰어든 것도 이혼 후 상처를 잊기 위해서였다. 2001년 동아일보 경주마라톤 신청서를 덜컥 낸 것이 풀코스 첫 도전이었다. 오 씨는 “그땐 달리지 않으면 못 견디겠더라고요. 4시간 반 만에 완주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 정도로 무모한 도전이었죠”라고 말했다.

유년기부터 그를 괴롭히던 허리, 다리 통증은 마라톤으로 완전히 극복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사고로 다리를 다쳐 3년간 병원 신세를 진 후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오 씨는 “이젠 안 뛰면 오히려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2001년 처음 출전한 이래 10년 연속 완주에 도전하는 오규열 씨가 지난해 동아일보 경주마라톤에서 역주하는 모습. 사진 제공 스포츠코리아
2001년 처음 출전한 이래 10년 연속 완주에 도전하는 오규열 씨가 지난해 동아일보 경주마라톤에서 역주하는 모습. 사진 제공 스포츠코리아
경주 출신인 오 씨는 매년 가을이면 연어가 고향을 찾듯 10년째 경주를 찾고 있다. 오 씨는 “레이스를 펼치다 보면 어릴 적 친구들과 소 끌고 오르던 산이 보여요. 어릴 적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어 매년 경주를 찾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 씨는 집에서 근무지인 약사초등학교까지 약 10km를 달려서 출퇴근하고 있다. 달리는 것이 생활화된 그는 버스나 자동차를 타면 오히려 멀미를 한다고 했다. 오 씨는 “보스턴, 런던 등 세계 4대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마지막 꿈”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오 씨와 비슷한 꿈을 가진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레이스가 17일 오전 9시부터 경주 일대에서 펼쳐진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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