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0 경주국제마라톤(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 마스터스 풀코스에 10년 연속 출전하는 오규열 씨(56)는 마라톤을 이렇게 정의했다. 허리와 다리 통증, 가정불화 등 인생의 고비마다 오 씨를 지켜준 유일한 버팀목이 바로 마라톤이었다.
마라톤에 뛰어든 것도 이혼 후 상처를 잊기 위해서였다. 2001년 동아일보 경주마라톤 신청서를 덜컥 낸 것이 풀코스 첫 도전이었다. 오 씨는 “그땐 달리지 않으면 못 견디겠더라고요. 4시간 반 만에 완주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찔할 정도로 무모한 도전이었죠”라고 말했다.
유년기부터 그를 괴롭히던 허리, 다리 통증은 마라톤으로 완전히 극복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사고로 다리를 다쳐 3년간 병원 신세를 진 후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오 씨는 “이젠 안 뛰면 오히려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경주 출신인 오 씨는 매년 가을이면 연어가 고향을 찾듯 10년째 경주를 찾고 있다. 오 씨는 “레이스를 펼치다 보면 어릴 적 친구들과 소 끌고 오르던 산이 보여요. 어릴 적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어 매년 경주를 찾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 씨는 집에서 근무지인 약사초등학교까지 약 10km를 달려서 출퇴근하고 있다. 달리는 것이 생활화된 그는 버스나 자동차를 타면 오히려 멀미를 한다고 했다. 오 씨는 “보스턴, 런던 등 세계 4대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마지막 꿈”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오 씨와 비슷한 꿈을 가진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레이스가 17일 오전 9시부터 경주 일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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