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FIFA대회 첫 우승]여고선수들 춤추게 한 ‘아버지 리더십’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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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장’ 최덕주 감독
여자축구대표팀 지도자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한국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첫 우승컵을 안긴 17세 이하 여자대표팀 최덕주 감독(50·사진)은 전형적인 덕장 스타일. 그라운드에서 수비수끼리 손발이 맞지 않아 실수로 골을 내주거나 패스 실수를 할 때도 고함 한 번 지르지 않는다. 그저 푸근하게 받아줄 뿐이다. “축구는 즐거워야 하며 그럴 때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온다”게 그의 지론이다.

최 감독은 선수로선 무명에 가까웠지만 그 대신 일찍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국내에서 선수 경력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한일은행(1984년)과 포항제철(1985년)에서 두 시즌을 뛴 게 전부다. 이후 일본 실업팀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1990년에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모색했다. 그때부터 2004년까지 일본의 고교, 대학, 실업팀을 두루 거치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2005년 국내로 돌아와 대한축구협회 최상위 지도자 과정(P코스)을 이수했고 2007년에는 전임 지도자 과정의 일환으로 브라질에서 6개월 축구연수도 받았다.

지난해 17세 이하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시작부터 능력을 보였다. 그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일본과 북한을 잇달아 제치고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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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체벌을 가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감독 눈치 보느라 선수들이 주눅이 들면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없다는 것. 그는 “이기기 위해 어린 선수들을 임기응변에 강하도록 키워야 하는 게 아니라 축구를 즐기면서 기본기를 착실히 다지는 선수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들로 이뤄진 이번 17세 이하 대표팀에는 최 감독의 아버지처럼 ‘푸근한 리더십’이 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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