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가을잔치 진출…로이스터, 재계약 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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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년옵션 계약 끝나…팬 사랑-선수 신뢰 한몸에 준PO가 연임 1차관문될듯

《프로야구가 29년의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수많은 감독이 명멸했다. 누구는 용장(勇將)이라 불렸고 지장(智將), 덕장(德將) 이라 불린 이도 있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어느 쪽일까. 뭐라 불리든 본인은 만족할 것 같다. 팬들에게 그토록 사랑받은 감독이 또 있을까.》
롯데 팬들은 지난달 성금을 모아 부산지역 일간지 등에 로이스터 감독의 연임을 지지하는 광고를 실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통역을 통해 이 일을 추진한 인터넷 카페에 “광고를 보고 눈물이 났다. 너무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사진을 찍어 미국의 지인들에게 자랑도 했다.

로이스터 감독의 감동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12일 두산과의 잠실 경기를 앞두고 팬들은 그를 응원하는 초대형 현수막을 외야에서 펼쳐 보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그 장면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이런 경험은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롯데는 올해 팀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 부임하자마자 롯데에 가을잔치 초대장을 안겨줬고 지난해에도 그랬다. 그러나 정작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맥을 못 췄다. 2008년 삼성에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고 지난해 두산에 먼저 승리하고도 3연패하며 가을잔치를 마쳤다. 2001년부터 7시즌 동안 8-8-8-8-5-7-7위에 머문 롯데를 수렁에서 건져낸 그였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왔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1년 계약을 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감독치고는 기간이 너무 짧았다. 구단은 처음 2년 계약 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1년 연장한다는 옵션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 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롯데 관계자는 “선수들이 감독을 전적으로 믿는다.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으로 선수들을 대하고 공평하게 기회를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출전시키지 않을 때도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준다. 그런 감독이기에 이번 포스트시즌에 대비하는 선수들의 각오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은 눈앞의 승패에 연연하기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로이스터 감독에게 열광한다. 선수들은 합리적이고 선수를 위하는 그를 자발적으로 따르고 있다.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의 재계약과 관련해 “지금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 일단 팀이 포스트시즌을 마친 뒤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내년에도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29일 막을 올릴 준플레이오프가 연임을 향한 1차 관문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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